서산엔 옥녀봉이라는 산봉우리가 있는데 이 이름은 그다지 멀지 않은 일제시대때 불리어졌다고 한다.

일본이 강제로 한일합방을 체결 하였을 쯤이었다. 온갖 탄압과 말살로서 식민 정책을 진행 하였다. 그런 정책은 전국으로 퍼져 충청남도 서산에도 그런 여파가 미쳤다. 서산읍에는 금광이 하나 있었는데 이곳은 일본사람이 주관하였고 금광 사업 또한 한창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터 비가 내렸는데 몇날 몇일 계속 내려 그칠 줄 몰랐다. 일본인 간부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비가 계속 오니 작업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지내던 중 한 작업 감시원이 마도 안되는 대책을 주장 하였다.

그 말도 안되는 대책이란 것은 이 지역에 사는 예쁜 처녀를 데려다 제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자는 것이었다. 말을 들은 간부는 실없는 얘기라 생각 하다가도 손해 볼 것은 없었던 터라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당시 조선인의 인권이란 너무나도 형편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게 하여 납치한 여인이 있었는데 이 여인의 이름은 `옥녀'였다. 그녀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가난 하지만 성실하고 착하게 살던 터였다. 아리따운 옥녀가 잡혀 가자 그녀의 어머니는 울며 말렸지만 완력 앞에선 어쩔 수 없었다. 옥녀를 잡아 온 일본인들은 곧 제사를 올리고 꺼꾸로 매달린 옥녀를 죽이고 말았다.

이 사실은 곧 퍼져 나갔지만 울분을 삼킬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옥녀의 죽음으로 매우 쇠약해진 그녀의 어머니가 하루는 꿈을 꾸는데 옥녀가 나타났다.
  "제가 원수를 갚을 것이니 스님 한 분을 모시고 와주십시오."

다음날 금광에서 금이 꽤 발견 되었다는 보고가 있자 알본인들은 우루루 몰려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거기엔 하얀 소복을 입고 무섭게 노려보는 옥녀가 있었고 아주 큰 구렁이도 한 마리 있었다. 두려워 떨고 있는 일본인들을 향해 구렁이가 독기를 내뿜자 모두 죽어 버렸다.

그 독기는 이상히도 우리나라 사람에겐 아무런 해를 주지 않았다. 옥녀를 본 어머니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럼 어머니에게 옥녀는 밧줄에 상처입은 손과 발을 보이며 백일가량의 재를 지내달라고 부탁 하였다.

그리하여 스님과 어머니는 매일 재를 지냈고 그 마지막 날에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오르는 옥녀와 눈물의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그 후 그 스님은 산봉우리를 옥녀봉이라 지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