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유씨할머니가 외아들과 함께 어렵게 살고 있었다.  집안 사정이 워낙 나쁘다보니 하나밖에 없는 자식 장가도 못 보내고, 자손도 끊기게 되었다고 생각해 병이 생길 지경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영험한 바위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바위로 찾아가 기도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도 쌀이 떨어져 굶는일이 다반사 였으나 아들걱정에 주린배를 부여잡고 정성을 다하고 있었다. 100일째 되는 날 관세음보살이 그윽한 뭉게구름에 휩싸여 나타나셨다. 그리고는
 "그대의 정성이 지극하니 어여삐 여겨 며느리감을 데리고 왔노라. 자자손손 덕을 베풀며 부귀를 누려라. 그리고 그대에게 하루 세끼의 쌀을 줄터이니 욕심부리지 말고 부처님전에 공덕을 쌓으며 살아라."      하며 미소를 짖고는 손에 들고 계시던 호리병에서 쌀 세톨을 꺼내어 바위에 있는 구멍에 뿌리시더니 그 뒤부터, 바위에서는 새하얀 쌀이 신기하게도 끼니때마다 꼭 한끼씩 먹을 만큼의 쌀이 나왔다. 

그러나, 할머니는 며느리도 얻고, 양식도 생겨 차츰 안정을 찾게 되자, 사람의 본성인 욕심이 생겨 나무막대기로 쌀이 나오는 바위구멍을 쑤셔서 더욱 많은 쌀을 긁어내어 버렸다.
처음에는 많은 쌀이 쏟아져 나왔으나, 점차 양이 줄어들다가 급기야는 쌀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할머니는 심사가 뒤틀려 더욱 세차게 바위구멍을 파고 들어가니 갑자기 나오던 쌀은 나오지 않고 붉은 선혈이 흘러나와 바위를 붉게 물들인 것이었다.

지금도 바위에는 핏 자국이 선명하게 보이고, 그 후로 사람들은 교훈을 얻어 이기심을 버리고 더욱   기도를 열심히하여 부처님의힘으로 병도 낳고 소원성취도 이루었다. 그래서 고을 사람들은 바위에서 쌀이 나오고, 바위가 쌀 덩어리 같다고 하여 이 바위를 쌀(사리)바위라고 불렀고, 산아래 마을은 미암 마을이 되었다.

이렇게 쌀바위의 신통(神通)함과 영험(靈驗)함이 무왕에게 까지 알려져서 왕께서는 쌀바위 옆에 절을 지어 부처님을 모시게 하시며, 절 이름을 "미암사(米岩寺)"라고 친히 하명(下名)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