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양주도독부(예전의 관청)에 있던 한 전령이 공문서를 갖고 대구로 가던 길에 이 곳 산막에서 하룻밤을 묵어가게 되었다. 

그러던 그 날 밤 느닷없이 전령 앞에 용 한 마리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용은 남편 되는 이가 첩만 사랑하고 자기는 사랑하지 않으니 첩 용을 죽여 원수를 갚아주면 꼭 은혜를 갚겠다면서  애원을 하였다. 전령은 용의 딱한 사정에 동정심이 생겨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리고는 그 다음 날 용이 시키는 대로 칼을 빼들고 남편용이 첩을 데리고 논다는 용소에 가 바위틈에 숨어 용 두 마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조금 있다 갑자기 강물이 끓어오르면서 용 두 마리가 불쑥 솟아올라 오더니 서로 엉켜 희희낙락 노닥거리기 시작했다. 이를 보고 겁에 질린 전령은 다급한 김에 앞뒤도 가릴새 없이 칼을 뽑아들고 그 중 한 마리를 향해 내리쳤다.

이게 웬일인가 공교롭게도 칼은 빗나가 버려 남편 용에게로 향하였고 남편 용을 죽이고 말았다. 남편 용의 죽음에 슬피 울던 용은 어쨌든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그에 대한 보답으로 용궁을 구경시켜 주겠다는 제의를 했다. 전령은 입었던 갑옷과 칼 투구를 벗어 던지고 용 등에 올라 물 속으로 들어갔는데 그 후부터 용과 전령의 자치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부터 이 마을에는 재앙이 그치지 않았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용이 놀던 용소가 보이는 곳에 사당을 짓고 세 마리의 용과 전령의 넋을 위로했다. 이 사당이 바로 가야진사이고 지금까지 매년 봄, 가을 두 번에 걸쳐 돼지를 잡아서 용소에 던지며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