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지리산에 홀로사는 어느 할머니가 있었는데 하루는 바다구경을 하기 위해 산을 내려왔다. 할머니가 바다를 건너 닿은 곳이 늑도섬이었다. 늑도섬에 와서 보니 이 섬은 정말 살기 좋은 곳 일뿐만 아니라 인심도 훈훈하여 정이 드는 것이 다시는 지리산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이 섬에서 살기로 마음먹고 살림을 차릴 준비를 하였다. 우선 빨랫돌을 하기 위해 산에 가서 큰 바위를 들어다 놓기도 하고 큰 나무를 베어와서 집도 지었다. 마을사람들을 불러놓고 말하기를 내가 이 섬에 와서 살게 되어 여러분들의 은혜를 입었으니 나도 그 은혜에 보답하고 싶으니 소원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였다. 이 말에 마을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입을 모아서 소원하기를 뭍으로 건너는 다리를 놓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의 말을 듣고 할머니는 지리산으로 들어가 산신령에게 청하기를 두꺼운 가죽치마 한 벌을 내려 주십사하고 빌었다. 이에 산신령이 가죽치마를 무엇에 쓰려고 하느냐 하고 물으니 큰 돌을 치마폭에 싸서 운반하려면 헤어지지 않을 가죽치마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하지만 산신령은 할머니의 이 말을 거절하면서 다시 산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산신령의 말을 듣지 않고 섬으로 돌아와 큰 바위를 날라다 늑도 끝에서부터 징검다리를 놓기 시작하였다.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돌다리를 놓기를 하던 도중 할머니의 치마가 헤어지는 바람에 돌다리 놓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그리고 설상가상 할머니는 힘까지 부치게 되어서 그만 중도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지금 늑도 북쪽의 바닷가에는 과부할멈 서답(빨래)돌이라는 큰 바위가 여러 개 놓여 있으며 그 맞은편(대방과 실안의 중간지점)에는 늑도를 향해 큰 바윗돌이 드문드문 놓여져 있으니 이 돌을 가리켜 드문돌바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