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 개천에는 비가 조금만 와도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물이 불어나 격류(빠르고 세차게 흐르는 물)로 흘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남해현감 아무개가 진주목으로 출장 갔다 오는 길에 급히 말을 달려가게 되었는데 한밤중인데다 그나마 비가 오는 중인지라 조심해서 건넌다는 것이 불어난 물에 그만 말이 발을 헛딛어서 말과 함께 격류에 휩쓸리고 말았다.

밝은 날 아침 주인 잃은 말은 구슬피 울고 남해현감은 익사체로 발견되었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에는 비가 오거나 안개가 자욱이 낀 날이면 말이 우는 소리와 현감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와 지나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으며 아예 밤에는 지나는 사람조차도 끊어지고 이 곳은 귀기가 서린 곳이라 하여 점차로 낮에도 지나는 이가 드물어 졌다고 하며 그때까지 한낱 이름 없던 개천이 그 후로는 남해현감이 비명횡사한 곳이라 하여 남천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