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덕곡 마을이라는 곳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재산을 가진 부자가 살고 있었다. 마을에서는 물론, 원에까지 소문이 난 이 부자 집에는 하루도 객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었다. 워낙 소문 난 부자 집이라 생면부지(이전에 만나 본 일이 없어 전혀 모르는 사람)의 객들마저 이 고개를 가며오며 모두 이 집에 들러서 하다못해 한 끼의 점심 요기라도 하고 가는 것이었다. 그러자니 이 집안 식구들의 고충은 정말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말이 아니게 되었다. 부자는 어떻게 하면 이 골치 아픈 과객들의 발길을 내 집안에 들이지 않을 방법이 없을까 하고 밤낮으로 그 궁리에만 몰두하게 되었다.

그런 어느 날 스님이 문간에 찾아와서 시주를 청하는 것이었다. 부자는 스님을 불러들여서 스님에게 말하기를 
 "스님! 내가 시주는 얼마든지 드리겠으니 어디 내 집에서 과객의 발길을 끊는 묘책이 없겠습니까? " 하고 물었다. 듣고 있던 스님은 
 "왜 없겠습니까. 저 고개를 파서 길을 낯 추면 당장에라도 이 집 문전에 과객이 끊어질 것이요. " 하고는 이내 사라져 버렸다. 부자는 이 말을 듣고 당장에 머슴과 인부를 동원해 고개를 파기 시작하였다. 

많은 인부들이 달려들어 고개를 반쯤 파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난데없이 흙 속에서 금송아지가 한 마리 뛰어 나왔다. 금송아지는 먼 산을 바라보며, 한바탕 슬피 울고 나서 어디론지 달아나 버렸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웬일인지 부자의 집은 나날이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여 마침내 집안이 통째로 망하고 말았다. 덕곡 마을의 이 부자가 망하고 나니 다음부터는 고개를 넘는 과객들이 모두 배가 고파서, 이 고개를 넘어갈 때는 한번씩 울고 넘는다고 하여 『울음고개』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