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김해를 중심으로 한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이 나라를 다스릴 때였다. 김수로왕은 아직 왕비를 맞이하지 않고 있었다. 여러 신하들은 총명하신 왕이라 나름대로 뜻과 생각이 있으려니 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었다.

어느 날 신하들은 걱정스런 마음에 임금님께 그들의 뜻을 올렸다. 그 뜻을 들은 왕은 선뜻 수긍을 하더니만 한 신하에게 배를 타고 나가 망산도라는 섬에서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 하고 또 한 신하에겐 바닷가로 나가면 경사스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아해 하던 두 신하는 분부대로 밖으로 나갔다. 망산도로 간 신하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다 저 쪽에서 낯선 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신하는 당장 불을 피워 배들을 인도했다. 도착한 배에서는 한 여인이 여러 시종들을 거느리고 내렸다.

신하는 그 여인을 임금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려 했으나 그 여인은 임금이 직접 나오지 않음을 좋지 않게 여겼던지 응하지 않았고, 그 것을 눈치챈 신하는 바다에서 있는 또 다른 신하에게 임금을 모셔 오라고 전했다. 이렇게 임금과 여인은 만나고 임금은 여인을 왕후로 맞이하였는데 알고보니 왕후는 멀리 인도 야유타국의 공주였다. 

어느 날 야유타국 왕의 꿈에 가락국의 김수로왕의 왕후로서 공주를 보내라는 황천상제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래서 공주는 바사석탑이라는 보물과 보내졌던 것이다. 그리하여 공주는 허황옥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일이 있고 세월은 흘러 왕후는 아이를 낳게 되었는데 열 명의 아들이 태어났다.

그런데 왕후가 왕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였다. 열 명의 아들 중 두 명만 자신의 성인 허씨로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임금은 부탁을 선뜻 들어주게 되었다. 그리하여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는 같은 핏줄라는 말이 나왔고 서로의 집안끼리는 혼인을 시키지 않는다는 설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