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홍천군에 홍씨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홍씨 집에는 하루에도 손님이 백여 명씩이나 들어서 항상 웅성거리고 혼잡했다. 더구나 이 집에 드는 손님들은 거의 모두가 얻어먹는 사람들이거나 길을가던 스님들이었다. 그래도 홍씨는 "우리 집에 드시는 손님은 아무리 어렵다 하여도 손님인데 그냥 돌려보내서는 안되며, 조금이라도 도와 드려야 한다." 하면서 아랫사람들에게 이르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홍씨는 며느리를 보게 되었는데 그 며느리는 혼자서 많은 손님을 뒤치다꺼리하자니  힘든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어느 날 아침이었다.  한 스님이 오셨는데 며느리는 잘됐다 생각하고 스님에게,
 "저희 집에 손님이 들지 않는 방법이 없겠습니까?" 하고 여쭈었다. 그랬더니 스님은 한참 조용히 생각하던 끝에,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이제 몇 년만 있으면 저 집 앞으로 큰 길이 날겁니다. 그 길을 닦을 때 집 앞에 있는 뾰족한 꼬리같이 생긴 데를 끊어서 길을 내면 이 댁에 손님이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하고 차근차근 일러주었다. 때는 일제시대 였던 때인데 그들이 국도를 낸다는 사실을 이 스님은 벌써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 보다 하고 몇 년을 있으니까 실제로 왜놈들이 길을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 홍씨 며느리는 스님이 말한 대로 길의 꼬리 부분을 끊어서 길을 냈다. 그래도 이 집에는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며느리는 스님이 잘못하였나 하고 생각했다.
몇 년후에 그 스님이 또 찾아와서 하는 말씀이,
 "아, 이 길을 조금만 더 올려서 냈어야 하는 건데...." 하면서 그래야 손님이 오지 않을 것이라 했다. 며느리는 사람을 사서 길을 좀 더 집쪽으로 올려다내는 일을 시작했다. 꼬리처럼 보이는 부분을 끊어서 길을 올려 내자 갑자기 그 끊긴 자리에서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후부터는 홍씨 집에 손님이 끊어지고 살만하던 집안이 아주 망해 버리고 말았다는 전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