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제산(望帝山)이라고 하는 낮은 산이 있는데  이산에도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다.

옛날 조선의 왕실에서 국상(국민 전체가 복상하던 왕실의 초상)이 있을 때는 마을의 선비들이 이 산에 올라가서 왕실이 있는 북쪽을 바라보고 곡을 하여 왔다. 망제산에 오르면 북으로는 훤히 띄워져 있었다. 

나라가 왜인들에게 망하고 탄압이 계속된 암울한 세월이 10년이 다다를 무렵 1919년 1월에 고종황제(高宗皇帝)가 돌아가셨다. 나라를 잃은 뒤에 또 국상마저 당하니 우리민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슬픈 일이 겹쳐온 것이다. 3월에 고종(高宗)의 인산(황태자 부부, 황태손 부부의 장례)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때 망제산(望帝山)에 올라가서 향을 피우고 통곡하며 일어설 줄 몰랐다. 파란만장 했던 고종을 추모하는 정도 컸지마는 나라 잃은 설움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세월은 흐르고 변하여 왕실이 없어졌으니 망곡하던 것도 마을 사람들의 뇌리에서는 차차 잊혀지고 다만 지금은 망제산(望帝山), 그 이름만 남아 있을 따름이다. 여기에 이 산의 이름이 남아 있는 동안은 충성된 백성들의 마음씨가 길이 전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