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녀 김씨 (烈女 金氏)는 여지껏 벼슬을 얻지 못한 선비 송상덕의 부인이었다. 열일곱 살 되던 해에 송상덕과 결혼하여 시집살이를 하였다. 시부모님께 극진히 효성을 다하고, 집안 어른들을 공경하며, 예의를 다하였다.

그런데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정시년 가을에 그의 남편이 죽고 말았다. 게다가 시아버지의 병까지 위독하여 곧 운명할 처지에 놓였다. 김씨는 찢어질 듯한 아픔을 참고 시아버지의 병간호를 하였다. 미음(쌀이나 좁쌀을 푹 끓여 체에 밭인 음식)을 끓여 들이고 약을 달여드렸다.

이렇게 슬픔과 피곤에 지쳐 곧 쓰러질 듯한 몸을 겨우 움직이면서 시아버지의 병간호를 하였으나 시아버지 마저 잇따라 돌아가시고 말았다. 김씨의 효성도 아무런 보람 없이 남편과 시아버지가 죽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자 김씨도 이 세상을 살고 싶은 의욕이 없어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결할 생각을 하였다. 자결을 함으로써 죽은 남편에 대한 절개를 지키려 한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남편의 장례 일이 다가왔다. 김씨는 집안사람들과 이웃할머니들에게
  "나는 오늘 내 목숨을 끊어 남편의 뒤를 따르겠습니다. 죽어서 남편과 한 구덩이에 같이 묻히는 것이 소원입니다." 라고 말하였다.

그 날 밤 이 말을 들은 집안어른들이 기척이 없는 김씨의 방문을 혹시나하는 맘에 열어 보았더니 역시나 김씨는 옷을 깨끗이 갈아입고 독약을 마셔 숨져 있었다. 그리하여 김씨는 남편과 같이 한 무덤에 묻혔던 것이다.

이런 일이 조정까지 알려지자 나라에서는 온갖 조세와 부역을 면하게 하여주고, 열녀비와 정연을 세워주었다고 한다. 최근에 철마면 구칠리로 가는 마지동리 구노실 길가에 김씨의 열녀비를 세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