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현암사라는 절이 있었다. 헌데 이 절은 시주를 하기가 너무나 힘이 들어 무척이나 어렵게 절을 유지하고 있었다. 절의 형편이 이러하니 자연적으로 살 길이 없는 스님들은 이 절에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주 착하고 청정한 스님이 이 절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 이 스님은 기도를 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절을 지키리라 맹세하였다.

그 스님은 쌀이 없어 찬물로 요기를 하고 염불을 하다가 기진하여 잠이 들었다. 그때 한 노승이 꿈 속에 나타났다.
'이 절 아궁이를 뒤져 보아라."
그 스님이 놀라 깨어 아궁이를 살펴보니, 거기에는 혼자 한 끼 먹을 만큼의 쌀이 나왔다. 그는 이 쌀로 밥을 해 먹고 기도하다 때가 되면 아궁이에서 나오는 쌀로 끼니를 떼우며 살았다.

그 후로부터 이 절에 오는 스님들은 아궁이에서 나오는 쌀로 연명하며 이 절을 지켜왔다. 그러던 중 이 절에 욕심 많은 스님이 와서 살게 되었는데 그 스님은 꼭 한 사람이 세끼 먹을 쌀만 나오는 것이 불만이었다. 그래서 아궁이에 담겨 있을 쌀을 한꺼번에 많이 얻어내기 위하여 아궁이를 쑤셨다. 그리하자 그때부터 쌀이 나오지 않고 바람만이 나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