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밭(대전동)에 권씨 성을 가진 가난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해 겨울 눈 오는 날 밤 밖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려 내다 보니 큰 눈덩이가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눈덩이를 헤치고 그 속에서 늙은 스님이 나오는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하는 말이
 "시주를 구하러 산을 내려오다 지쳐 정신을 잃었는데 눈사태를 만나 이 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였다. 권씨는 그 스님을 모셔 정성껏 대접을 하였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려 스님은 겨울 내내 권씨 집에 머물다 봄이 되어서야 떠나게 되었다. 스님은 떠나면서
  "이웃에 있는 행정에 집을 짓되 10년 동안 집을 늘리지 마시오." 하였다. 권씨는 그곳에 집을 짓고 이사를 하였다.

어느 날 집에 매 한 마리가 날아 들었는데 권씨는 매의 주인을 찾아 주려고 방을 붙였다. 몇 달 후에 매 주인이 나타나 사례금으로 삼천냥을 주고 갔다. 권씨는 그 돈으로 논을 사서 농사를 지었다. 농사는 매년 풍년이 들어, 곡식을 넣어 둘 창고가 부족하였다. 권씨는 창고를 더 늘려 지었다. 스님이 떠난 지 10년째 되는 날 밖에서 돌아온 권씨는 스님이 찾아왔다는 부인의 말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방에 들어가 보았다. 그러나 스님은 없고 쪽지만 하나 있었다.

스님을 찾아 나선 권씨는 간성 건봉사에서 스님과 똑같이 생긴 부처님을 보았다. 권씨는 부처님의 자비를 깨닫고 집으로 돌아와 창고를 헐고는 남은 곡식을 모두 이웃에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