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에는 '달배고' 또는 '달비골' 이라 불리우는 골짜기가 있는데 이곳에서 월배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골짜기를 깊숙하게 들어가면 깎아 세운 듯한 층암절벽이 솟아 있고 그 아래에 바위굴이 있는데 여기가 바로 '석샘'이다. 이 굴속의 천장에는 항상 일정한 양의 찬 물이 떨어지는데 이물은 위장병과 임질 같은 병에 특이한 효과가 있어 약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약 천 년 전 이곳 절벽 아래에 석주 암이라는 아담한 암자가 있었는데 이 암자에는 스님 한 사람과 열 살 정도 되는 동자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 때는 약수가 떨어지는 천장의 바위틈에서 쌀이 조금씩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 쌀을 하루 종일 모아도 중과 동자 두 사람의 세끼 밥 지어먹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두 사람 가운데 한사람이 출타하면 한 사람분만 떨어졌다고 한다. 그리하여 매일 밥만 먹고 살던 동자가 떡이 먹고 싶어 스님이 없는 날을 살펴 부지깽이로 많은 쌀을 얻으려고 마구 후볐더니 쌀은 나오지 않고 핏물이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그 후로 얼마가지 않아서 암자는 망해 버리고 이제는 그 터만 전할뿐이라고 한다.

이 석샘의 물이 약수로 알려진 것은 불과 수십 년 전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산세가 험하고 깊어서 그 동네 주민들도 가기 힘이 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