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 북쪽의 아차산에는 봉화가 있었고, 그 아래는 사형장이 있었다고 한다.

명종 때 어느 마을에 홍계관이라는 점쟁이가 살고 있었다. 홍계관은 어찌나 점을 잘 보던지 그 소문이 임금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명종은 홍계관을 궁으로 불러 그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자 하였다. 임금님은 홍계관 앞에 미리 준비한 상자를 놓고서는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아 맞추어 보라고 하였다.

"만약 네가 이 상자 안에 무엇이 있는 지 맞추면 푸짐한 상과 벼슬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틀리면 백성의 마음을 어지럽게 한 죄로 당장 사형을 시킬 것이다.

한참 동안 상자를 꿰뚤어 보던 홍계관은 이윽고 입을 열어 말하였다.
  "쥐가 들어 있사옵니다." 
  "쥐가 몇 마리나 들어있느냐?"
  "두 마리 아니 세 마리 이옵니다."

  "네 이놈 틀렸다. 여봐라 당장 저 놈의 목을 쳐라"

홍계관이 사형장으로 끌려간 후 명종은 '아차!' 하고  신하에게  상자속에 암놈이 들어 있었는지를 물어보았다. 신하는 암놈과 수놈이 각각 한 마리씩 들어있다고 하자 명종은 즉시 암놈의 배를 갈라보라고 하였다. 명을 받은 신하가 암놈의 배를 갈랐더니 이게 웬일인가. 암놈은 몸속에 새끼를 베고 있던게 아닌가.  이에 명종이 급히 사형장으로 신하를 보내었으나 이미 홍계관이 죽은 후였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홍계관의 사형이 집행된 이 곳을 아차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