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또 우리의 조상들은 어디서 자고,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요?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집터나 쓰레기더미, 시신을 묻었던 무덤, 그리고 비바람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 바위그림 등과 같은 유물과 유적을 통해서 그 해답을 찾아봅시다.

우리나라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약 70만 년 전인 구석기 시대부터입니다. 함경북도 웅기군 굴포리와 충청남도 공주 석장리, 평안남도 상원군 검은모루 동굴이 구석기 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입니다. 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식물의 열매를 따먹기도 하고 물고기와 짐승을 사냥해서 먹기도 하였습니다. 사냥을 위한 도구로는 동물의 뼈나 뿔로 만든 뼈 도구와 뗀석기(돌을 깨트리거나 떼 내어 만든 것)를 사용하였습니다. 이들은 늘 큰 사냥감이나 맛있는 열매가 있는 곳으로 찾아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오늘날처럼 튼튼하고 좋은 집이 필요 없었습니다. 그래서 동굴이나 강가에 막집(나무로 대충 얽어 바람막이한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혼자 살기에는 힘들어서 사나운 짐승의 공격을 막아내거나 사냥에서 협동하기에 필요한 정도의 수가 무리를 이루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무리 중에 경험이 많고 지혜로운 사람이 짱(지도자)이 되었습니다.

구석기 시대에 한반도에 사람이 살았다고 해서 이들이 오늘날 우리 민족의 직접 조상이라고는 말 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반도에 최초로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는 구석기 시대이고, 오늘날 우리 민족의 기원을 이루고 있는 조상은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 한반도에 계속 머물러 살았던 신석기 시대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나라의 신석기 시대는 기원전 8000년경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신석기 시대 유적은 서울 암사동을 비롯해 한반도 전 지역에 고루 퍼져 있습니다.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를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은 간석기와 토기의 사용, 그리고 정착 생활을 하였다는 점입니다.

구석기인들은 뗀석기만을 사용하였는데, 신석기인들은 깨진 돌을 갈아서 보다 정교하게 만든 간석기를 사용하여 그 이전보다 한층 진보된 도구의 기술 발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진흙을 불에 구워서 만든 토기를 사용하여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저장할 수 있게 되어 생활이 보다 나아지게 되었습니다. 신석기 시대의 대표적인 토기는 그릇 표면에 빗살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빗살무늬 토기입니다. 그 형태는 도토리나 달걀 모양처럼 밑이 뾰족해서 땅에 세워 두기는 어렵지만 강가나 해안의 모래 위에 꽂아 두기에는 편리합니다. 여기서 신석기인들이 강가나 바닷가에 주로 살았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석기인들은 구석기인들과는 달리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이동 생활에서 벗어나 정착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를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농사입니다. 봉산 지탑리와 평양의 남경 유적에서 발굴된 탄화된 좁쌀과 돌괭이, 돌낫 등의 농기구는 이미 신석기 시대에 농경이 시작되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생산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농사는 신석기인들의 집구조도 변화시켰습니다. 농사는 씨를 뿌린 사람으로 하여금 정착 생활을 하도록 유도했고, 신석기인들은 제대로 지어진 주거지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둥글게 땅을 파서 공간을 만들고 나뭇가지나 풀을 이용해 지붕을 만들고 햇빛을 많이 받는 남쪽으로 출입문을 낸 움집을 지었습니다. 움집 가운데에는 불을 피우는 화덕도 있었습니다. 

신석기 시대의 사회 구조를 살펴보면 혈연을 바탕으로 한 씨족을 기본 단위로 해서 차츰 부족을 형성해 나가는 시기였습니다. 때문에 신석기 시대 역시 구석기 시대와 마찬가지로 평등한 사회였습니다.

신석기 시대의 또 하나의 특징은 종교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즉 사람들은 농사를 짓게 되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농사에 큰 영향을 끼치는 태양이나 물과 같은 자연에도 정령이 있다고 믿으면서 이를 숭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애니미즘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신석기인들은 사람은 죽어도 영혼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영혼과 조상을 숭배하기도 하고, 인간과 하늘을 연결시켜주는 존재인 무당을 믿거나 혹은 동물을 숭배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구석기, 신석기 시대를 지나 한반도에서는 기원전 10세기경부터 청동기 시대가 전개됩니다. 바로 이 시기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이 등장하게 됩니다. 청동기 시대는 신석기 시대에 비해 농업 생산력이 크게 증가되면서, 충분히 먹고도 남는 잉여 생산물이 생겨났습니다. 사람들은 잉여 생산물을 서로 가지기 위해 다투었고, 그 투쟁에서 승리해 부족을 지배하게 된 사람을 군장(족장)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구석기, 신석기 시대까지의 평등한 사회는 사라지고 서서히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등장하는 계급사회로 변화됩니다. 계급사회의 발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거로 힘 있는 지배층의 무덤인 고인돌을 들 수 있습니다. 두개의 돌기둥 위에 넓고 평평한 바위를 얹은 형태인 고인돌을 만드는 일은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커다란 고인돌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을 동원시킬 수 있을 정도의 무덤 주인공이라면 살아있을 당시의 권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겠죠?

한반도는 기원전 4세기경에 이르러 철기 시대가 전개되며, 또한 이 시기부터 문자를 사용한 역사시대가 시작됩니다. 이제는 유물이나 유적 이외에 남아 있는 기록을 통해서 이 시대를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철기 문화가 보급되면서 만주와 한반도에는 부여, 고구려, 옥저, 동예, 삼한 등 여러 개의 초기 국가가 등장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