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는 한반도를 그들의 대륙 침략을 뒷받침하는 병참 기지로 삼는 한편, 우리 민족의 말살 정책을 폈습니다. 그들은 전쟁의 확대로 일본내의 식량과 군량미 공급이 부족해지자 ‘공출 제도’라는 것을 실시하여 우리 농민들이 피땀흘려 생산한 농산물의 대부분을 조선 총독부에 바치게 했습니다. 또 쇠붙이를 모조리 거두어 가서 무기 만드는 데 사용했는데 심지어 놋그릇은 물론 가마솥까지 강탈해 갔습니다.

이러한 침략 전쟁 수행을 위한 일제의 식민지 수탈은 물적 수탈에 그치지 않고 인적 자원의 수탈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1939년 독일, 이탈리아와 손잡고 제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일본은, "너희들이 유럽을 차지하라. 우리는 동양을 먹겠다!"라는 속셈으로 우리 나라에 ‘조선 육군 특별 지원병령’을 공포하여 조선 청년들을 지원병 형식으로 그들의 전쟁터로 내몰았습니다. 그리하여 1941년까지 약 1만여 명의 청년을 전쟁터로 끌어갔습니다.

또 1943년에는 징병 제도를 실시하고, 1944년에는 학병제를 강제로 실시하여 약 500만 명의 우리 나라 청년을 전쟁터로 보냈는데 이들 중 6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제는 여자들도 끌고갔습니다. 그들은 여자 정신대 근무령을 공포하여 만12세 이상 40세 미만의 여성 수십만 명을 강제 동원하였는데 불응 시에는 징역형이 내려졌습니다. 동원된 여성들 대부분을 남양 지방의 최 전선에 투입하여, 군인 상대의 위안부가 되게 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또 일제는 이른바 '내선 일체' 즉, 일본과 조선은 한 몸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를 내세워서 1938년 ‘국가 총동원법’을 발표, 한민족의 생존과 문화와 전통을 말살하려는 정책을 폈습니다.
 “한글은 쓸 수 없다!"
1940년, 일제는 한글로 발행되었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의 신문과 잡지 등을 폐간시켰습니다. 이러한 일제의 한글 금지령으로 우리 민족은 학교나 가정에서도 일본어를 사용하도록 강요되었습니다.

일제는 심지어 ‘창씨’라 하여 성명 조차 일본식으로 고치도록 강요했습니다. 이들은 창씨 개명을 통해서 우리 민족의 뿌리조차 없애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조선인들은 일제의 ‘창씨 개명령’을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성까지 왜놈을 따라 왜말로 고치지 않고는 못 사는 세상이라면, 그런 세상을 살아 무엇하랴”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반면 친일파들은 일제에 잘 보이기 위해 앞을 다투어 이름과 성을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민족 말살 정책에도 불구하고, 민족 운동이 줄기차게 전개되었습니다. 조선인들에게 일본어를 모국어로 쓰기를 강요하고 한글을 없애려 했던 일제의 억압 아래서도 우리 민족의 말과 글을 정리하고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학자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속한 단체가 ‘조선어 학회’였습니다. 이 조선어 학회에서는 1927년에 기관지인 '한글'을 창간하여 어문 연구에 힘쓰고 한글날을 제정하였습니다. 1933년에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마련하고, 표준어 모음을 완성하여<외래어 표기법>과 <우리말 큰사전>을 차례로 펴냈습니다.
1942년 10월, 일제는 이들 조선어 학회 간부들을 민족 운동을 일으켰다는 죄명으로 잡아 옥에 가두었는데, 이것을 '조선어 학회 사건'이라 합니다. 이때 한글 학자 이윤재와 한징은 고문과 굶주림으로 옥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일제의 억압속에서도 이러한 조선어 학회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해방 뒤 매우 혼란스런 언어 생활에 직면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박은식, 정인보, 안재홍 등의 학자들이 국사 연구와 한국 고전 개발에 힘써 민족 문화 수호에 이바지했습니다. 또 최남선은 근대시를 개척했으며, 이광수는 <무정>을 발표하여 현대 문학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외 음악적으로는 홍난파가 <봉선화>, <성불사의 밤> 등을 작곡하였고, 안익태는 <애국가>를 작곡하여 일제의 사슬에 묶인 우리 민족의 긍지와 자존심을 되살리는 데 큰 몫을 하면서 민족 의식을 고취하는 갖가지 학술과 예술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일본에게도 위기가 닥쳐 왔습니다. ‘2차 세계 대전’에서 이탈리아와 독일이 항복하였고 일본도 미국의 막강한 전투력에 밀려 연이은 패배를 당하는 상황에서 소련의 침공까지 더해진 것이었습니다. 결국 미국, 영국, 중국이 ‘포츠담 선언’에서 일본의 항복을 요구했으나 일본이 이를 묵살하자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였습니다. 이로써 마침내 일본은 1945년 8월 15일 일왕이 항복을 선언함으로써 태평양 전쟁과 함께 제2차 세계 대전은 끝이 났습니다.

일본이 패망함으로써 삼십 여년 일제의 침략에 시달리며 수탈 당해 온 우리 민족의 한이 조금이라도 가라앉을 수 있게 되었고, 오랜 식민 통치에서도 해방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