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6년, 명나라 세력이 약해지자 여진족의 추장인 누르하치는 여러 부족을 통일하여 후금을 세웠습니다. 이 때 후금의 힘은 명나라보다 커서 명은 후금의 힘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조선에서는 인조반정으로 인해 정권을 잡은 서인들이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중립 정책을 버리고 친명반후금 정책을 폈습니다. 이전의 광해군 때에는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중립 정책을 취하여 명나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후금과의 충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조반정으로 국면은 크게 바뀌어 후금과의 외교 관계는 단절되면서 양국간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이괄이라는 자가 인조반정 때 공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2등 공신에 봉해진 것과 외지인 평안도 영변으로 부임하게 되자 이에 불만을 품고 난을 일으켰습니다. 이것을 ‘이괄의 난’이라 합니다. 이괄 의 반란군은 곳곳에서 관군을 파하고 그 선봉장인 박영서 등을 사로잡아 처단하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가서 반란군은 관군에 의해 패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괄의 난은 이후 후금의 조선 침략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반란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 무리들 중에서 몇몇이 후금으로 도망가 조선의 불안한 국내 정세를 알리고 조선 침략을 부추겼던 것이었습니다. 

때는 1626년(인조 4) 8월, 후금에서는 누르하치가 죽고 태종이 황제에 올랐습니다. 태종은 이듬해 1월 아 민에게 3만 병력을 주어 조선을 침공함으로써 ‘정묘호란’이 발발하였습니다. 조선의 관군은 이내 전투태세를 갖추었지만 후금의 군대가 이미 평양을 거쳐 평산으로 진격하자 개성 방면으로 후퇴하고 말았습니다. 인조는 강화도로 피난을 가는 등 전국은 또다시 전쟁터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궁지에 몰린 조정은 후금에 강화를 제의하였고, 후금 또한 조선보다 명나라를 치는 것이 목적이었으므로 조선과 쉽게 화친 을 맺었습니다. 이로써 양국 간에는 ‘정묘조약’이 체결되었습니다. 이 조약의 내용에는 후금을 형으로 모시며 조공을 바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정묘호란은 조선의 큰 피해 없이 막을 내렸습니다.

그 후 1636년(인조 14), 후금의 세력은 더욱 커져서 나라 이름을 ‘청’이라 고쳤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정묘조약’으로 안정을 찾은 양국의 관계는 또다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에 대한 청의 요구가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청은 조선에 ‘형제의 예’에서 ‘군신의 예’로 바꿀 것을 강요하였고, 수시로 막대한 액수의 예물을 요구했습니다. 게다가 조선의 서인 집권층들은 청을 오랑캐 나 라가 건국한 나라라 하여 멸시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인조 또한 서인의 도움으로 왕위에 올랐기에 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양국 간에는 또다시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청태종은 마침내 조선 정벌을 결심하고 병자년인 1636년 12월 직접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왔습니다. 조 선의 조정은 청이 정묘호란 때처럼 깊숙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청군이 1주일도 못되어 장단을 통과, 한양 근방에까지 접근해오자 인조는 그제서야 강화도로 피 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강화로 가는 길은 이미 청군에게 가로막힌 후였습니다. 인조는 부득이 남한산성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청군은 압록강을 건넌 지 불과 10일도 못되어 한양을 점령하고, 인조 가 있는 남한산성을 포위했습니다. 이때 남한산성에는 군사 1만 5천여 명과 관원 3백여 명이 있었고, 50 일쯤 버틸 수 있는 식량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더구나 김상헌, 정온 그리고 3학사를 중심으로 한 주화파 는 적극적으로 후금과의 화의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듬해 정월, 강화도가 함락되고 강화도에 피난 중이던 봉림, 인편 두 왕자와 빈궁 등 2백여 명이 청군 에게 잡히자 남한산성은 더욱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어지자 인조는 항복하겠다 는 글을 청군 진영에 보냈습니다. 마침내 인조는 시종 50여 명을 거느리고 삼전도로 나가 청태종에게  무릎을 꿇는 신하의 예의를 갖추었습니다. 1637년 1월에 있었던 삼전도 굴욕은 그야말로 치욕적이었습니다. 항복을 받아낸 청태종은 출발 하기 앞서 소현 세자와 봉림 대군 두 왕자와 윤집, 오달제, 홍익한 등 3학사를 인질로 끌고 갔습니다.
병자호란은 이렇게 비참하게 끝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