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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하는 나의 아빠께
작성자 이창훈[중2] 작성일 2004-01-03
작성일 2004-01-03
사랑하는 아빠께
아빠, 저 아빠의 첫째 딸 창훈이예요. 기억하시죠?
아빠께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거 태어나서 처음 인 것 같네요. 처음으로 아빠께 편지를 쓰려니 쑥스러워요.
몸은 건강하세요? 저랑 석훈이는 엄마와 할머니와 그리고 새아빠의 품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아빠는 혼자 계시다고 들었는데…….
아빠, 오늘은 날씨가 꽤 좋아요. 내가 아빠한테 편지 쓰는 줄 알고 하나님이 기분 좋게 쓰라고 좋은 날씨 주셨나봐요. 이런 날씨에는 아빠랑 고기 잡으러 가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그죠? 날씨가 이러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요.
아빠, 그거 아세요? 제가 아빠 무지 미워하는 거. 맨날 저녁 늦게 술 마시고 들어오시고 엄마랑 싸우실 때마다 얼마나 아빠가 미웠는지 아세요? 넉넉지도 않은 살림에 아빠는 매일 밤 술 마시고 들어오셔서 재봉틀 앞에 앉아서 뼈빠지게 단추만 달고 얼마 되지도 않는 돈 받아와서 저희 챙겨주시는 엄마와 싸울 때마다 제가 아빠를 얼마나 미워했는데요. 그렇게 미워하던 아빠인데 왜 지금은 보고싶어 눈물을 흘릴까요? 참 바보 같아요.
아빠랑 엄마의 이혼. 벌써 거의 5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네요. 나는 엊그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하는데 말이에요.
아빠, 가끔 전화하시지 왜 안 하셨어요? 처음에는 몇 번 하셨잖아요. 그 때 전화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딸, 여기 있는데 왜 전화 안 하셨어요? 지금은 전화 받을 자신 있는데, 아빠와 말할 자신도 있는데...
방학마다 서울에 갔을 때도 아빠 보려고 아빠가 일하시던 곳에 몇 번이나 갔었어요. 근데 그때마다 만날 수 없었어요. 이모들도 아빠랑 만나게 해주려고 아빠 찾아 다녔지만 차마 못하시겠대요.
아빠는 저희 안보고 싶어요? 저희는 아빠가 무지 보고싶어요. 될 수 있다면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에요. 옛날처럼 아빠랑 오락실도 가고 물고기도 잡으러 가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싶은 마음이라고요.
하하... 이 편지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이런 좋은 날에 눈물 흘리면 안 될텐데.
아빠는 참 무뚝뚝하신 분이셨죠. 일보다 가족보다 노는 것을 더 좋아하시던 분이신데...
그런데도 가족들은 아빠를 엄청 사랑했어요. 미워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가족인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저는 아빠 사랑하는 마음 언제나 변치 않을 거예요.
누구 딸인데요~ 나 아빠의 피를 받고 태어난 이창훈이에요. 꼭 아빠 찾을 거예요.
아빠만 생각하면 눈물 먼저 흐르는 딸이지만 지금껏 잘 살아왔는걸요.
앞으로도 열심히 살 거예요. 새아빠 말씀도 잘 듣고 엄마 말씀도 잘 듣고,
또 언제나 착하게 살아가는 창훈이 될 거에요.
아빠, 몸 건강하시고, 사랑해요♡

아빠의 딸, 창훈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