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나라우수작품 > 우수작품

우수작품

제목 2003년을 마무리 하며
작성자 유예지 작성일 2003-12-30
작성일 2003-12-30
고작 하루밖에 안 남아버린 2003년을 되돌아보면서 추억을 더듬어본다. 달마나 추억이 하나둘씩 빛나는 2003년을 생각하니 보조개가 쏘옥 패인다. 2월 18일은 내 학교인생을 바꾼 날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날이었다. 나를 잡아먹을듯한 커다란 학교는 자꾸만 뒷걸음쳐졌고, 난생처음 전학생이 됬다는 생각에 머릿속은 먼지한톨 없는것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조회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와글거리다가 뚝 멈춰버린 말소리와, 나한테로 꽂히던 그 시선은 잊지못할것같다. 선생님이 내 소갤하시고 백지장보다 더 하얗게 됬을거라는 생각이 드는 얼굴을 푸욱 숙이고 인사했을 때 맑게 교실을 울리던 박수소리 역시 지금도 귓가에서 맴맴돈다.
3월 개학날, 6학년 5반이 된 뒤로 참 많은 일이 일어났다. 4월 23,24,25일에는 경주로 수학여행을 경주로 다녀왔지.... 수첩 장수만큼이나 늘어가던 내 지식. 고통스러웠던 숙소시간만 빼면, 정말 더할나위없었던 시간인 듯하다.
5월의 첫날엔 굵은 전교회장과 카랑카랑한 여자부회장 목소리가 시작을 알리고, 우리는 즐거운 초등학교 마지막 운동회를 했었다. 하얀티에 하얀반바지. 재미있고 아주 창의적인 우리 여자친구들의 무용. 고무줄과 가요 '오락실' 과 어우러져서 하늘로 가득 퍼져나가던 친구들의 움직임.....
6월 둘째주 월, 화요일엔 수련회도 다녀왔다. 산정호수와 함께 했던 자연 속 1박 2일 체험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기본생활습관 우수어린이에 강영훈이 날 추천해줘서 상도 받은 기억도 난다.
7월은 1학기 기말시험이 있었다. 점수가 나오던 날은 햇살과 더불어 하늘이 샛노란 색으로 적셔진 것같았는 데.......
8월엔 가족끼리 백제역사를 함께 걸어가보았다. 국립공주박물관, 고분, 낙화암, 고란사......... 수업시간에 들었던 것을 기초자료로, 즐거웠던 시간이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9월 24일엔 비원탐방을 했다. 자연이 예쁘게 어우러진 비원은 그 자리에 서서 오랜시간동안 무엇을 했는 지 정말 궁금했다. 나무한그루. 땅덩어리 하나는 정말 금같았다. 10월은 친구들이 축하해주던 즐거운 생일, 11월엔 독서감상문을 낭독해서 더욱 기억남는 학예회, 활동전시물발표회,태양의 고도를 측정하면서 친구와 신기해하던 경험은 어느새 내 추억의 한 자락으로 남았다. 시간은 쏜 화살이다라는 말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같았다.
12월은 첫눈을 친구와 함께 맞고 쌓인 눈을 뭉쳐서 교생선생님께 보여드리려다가 진영이가 쳐서 깨뜨린 일이 생각난다. 그 때 선경이 얼굴은 정말 볼만했었다. 화가 우락부락 나서....^^ 3년만의 빙상장에서 혜조와 선경이와 손잡고 타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첫눈을 꼬옥꼬옥 뭉쳐서 남자애들한테 던지고... 빙상장에서 3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졌어도 마냥 즐거웠던 시간.... 크리스마스카드를 나누어주고, 미래에 만나자는 약속도 했는 데.....
이런일들이 가득했던 지난 1년은 나한테 은덩어리나 마찬가지이다.
내년에도 이와 빗대어지는 멋진 시간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범계초 6년 유예지
다음글
버스안에서...
이전글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