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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장님
작성자 이혜진 작성일 2004-04-11
작성일 2004-04-11
내 옆자리가 비었습니다.
아니-
내 마음 한 구석이 비었습니다.
막상 이렇게 비었음을 확인하니
이 자리가 이렇게 큰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애써 티내지 않으려 하지만...
내 마음 한구석을 이렇게 크게 차지했던
그 부분을 난 정말 사랑했었나 봅니다.
눈을 비벼도 그 부분만 보이고,
잠을 청해도 그 부분만 보이고,
머리 속에도 그 부분만 보이니 말입니다...
난 분명 그 부분을 사랑했지요...
소중한 부분이 비었다는 것이
이렇게 슬프고 쓸쓸하다는 걸
이제야 저는 깨달았어요...
내일이면 다시 채워지길 바랍니다.
하지만...
다시 채워지면 또다시
나는 그 부분을 사랑했다는 걸 모른 체
무덤덤히 일상을 보낼 테지요.
그렇게 될걸 생각하니...
괜시리 마음이 아파옵니다.
결국 나는-
진실한 사랑을 외면한 장님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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