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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언론.
글쓴이 박유신
대한민국은 얼마전까지 '집단우울증'이었다. 우리엄마만 봐도 그랬다. 몇일 계속 기운이 없으시고 이제 소식도 듣고싶어하지 않으셨다.
처음 배가 침몰한날 그 소식을 듣던 나는 친구들과 빙수를 먹고있던 중이었다. 실종자가 많았다고는 하나 전부 무사생환 할 줄 알았고 다 구조 될 줄 알고있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니 공부가 손에 잡히지도 않았다. 하루종일 휴대폰을 보고 뉴스만 찾아보고 있었다. 바다가 배경인 만큼 구조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산소와 저체온증, 몇일이 지날때까지도 기적을 바라고만 있었다. 여전히 뉴스를 찾아보며 너무 화가나고 또 짜증이 치밀었다.
시간차가 그리 나는것도 아니건만 각 언론의 각 기사마다 내용이 같은것이 없었다. 평소 직종으로 언론인을 꿈꾼것도 상당수였고 , 글쓰는것을 상당히 동경하는 나에게 기자와 언론관계직종은 나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직업이었다. 그런데 꼭 뒷통수를 맞은기분이었다. 언론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실이고 진실은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잘 알고있는데 실종자 가족 인터뷰는 하지조차 않았다. 가족에다 대고 기분이어떻냐고 물을순 없는거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을 믿도록 우리에게 조처를 취해주었어야하는것이 아닌가? 상처를 받지않게 구조가 된 가족을 찾아가 상황을 여쭙는다거나. 분명히 방법은 있었을것이지만 난 보지못했다. 실종자가족의 인터뷰를. 직접 가지못하고 집에서 초조하게 진도의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공정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소식을 전달하는 것이 애초 존재하는 못적임에도 불구. 그렇지 않았다. TV공준파도 마찬가지였다. 더하면 더했다. 시간은 이미 12시를 넘어가는데 긴급속보라고 하면서 낮에 찍은 화면만 계속 비추고있었다. 인터넷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거같았다. 물론 인터넷은 익명의 가면 아래 자신의 의견을 내비치는것이라 100%믿을수 없다. 하지만 그 무수한 욕설속의 수만은 주장은 결국 우리나라 언론과 정부를 비판하는것이었다. 에어포켓, 에어포켓 생존가능성이 있다고 수많은 기자들이 이야기했지만 사건발생 보름이 넘을때까지도 생환자와 구조자는커녕 방방마다 무더기의 시체가 발견되고 그나마 시신을 찾은 부모와 가족들이 감사해야하는상황이라니! 말이되는 소린가?
정부와 국민 그 사이에 서서 줄다리기를 하며 신뢰를 주어야하는 언론이 이런 일로 불신이 깊어져 간다면 우리는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들어야할까.
언론은 왜 신속한 보도를 하지 않았을까. 왜 입을 맞춘듯이 다 똑같은 소리만 반복했을까. 무언가를 함구하려고 한것이었던건가? 아니면 단지 사정이있었던 것일까. 기자들도 그렇다. 모든기자들이 이렇다고 일반화를 시키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조회수를 늘리려고 더 자극적인 제목을 쓰고 사건이 하나 터지만 '오호'하고 주구장창 그 기사만 쓰니 우리나라 돌아가는 다른 사정은 알수도 없다.
이런 냄비같은일이있나. 빨리달아올라 관심 좀 가지는척하더니 빨리 식고 거들떠도안보고 기억의 뒤로잊혀져가고. 네티즌도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세월호를 잊지말아야한다.. 수장된 꽃다운 언니오빠들을 잊지않아야만한다. 그에 중요한것은 한명의책임이아니라 우리모두가 그래야만한다.
유가족이 슬프지않게 조심해서 기사를 써야하며 국가는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세월호를 너무 빨리 잊어버리지 않아야한다. 아니 않았으면한다. 나중에도 가끔씩 고인들을 떠올리며 미안한 이유에라도 살아있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여 공정한 우리사회를 만들어나갔으면한다. 자신의 삶을 알차게 꾸려나갔으면한다. 남이아닌 자신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머지않아 밝아지리라 믿는다.
쓰다보니 흥분해 필요없는 말도 많이 쓴것같다. 누군가를 무조건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우리사회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만 정직해지고 자신의 이익보다 자신의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조금더 신경써주면 좋겠다는 나의 소박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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