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미술작가들이 책의 감동과 느낌을 한 폭의 그림에 담은 책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지역 청년 사회적기업 아코아(A Colony Of Artist)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책을 그리다’ 기획 전시를 옛 부산진역에서 펼친다.

아코아는 부산의 산복도로 낙후지역 마을재생 활동가 및 청년작가들과 함께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스토리텔링 달력을 제작해 화제를 모은 기업이다.

이번 ‘책을 그리다’는 책을 읽고 성공한 명사로 선정된 이언오 부산발전연구원장이 감명 받은 책 111권에서 발췌한 문구나 감상평을 쓰고 미술작가 35명이 그 내용을 각각 그림으로 해석해 엮은 책이다.

이 원장은 “책을 읽고 인상에 남는 줄거리와 감동을 메모해 모아 두었는데 젊은 작가들을 만나서 새로운 장르의 책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밝히고 “부산에서 새로운 독서 문화 운동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 책에서 인문, 사회, 에세이, 예술서적 등 총 111권을 내용별로 추려 ‘시련을 넘어’ ‘꿈을 이루다’ ‘부산사람들’ 등 9단락으로 구분, 편집했다.

책을 펴면 왼쪽페이지에는 이 원장의 감상평과 함께 하단에 미술작가들이 그린 작품의 의미 등을 소개하고 맞은편 오른쪽페이지에는 책의 줄거리와 느낌을 담은 그림이 실려 있다.

이 그림은 한국화, 서양화, 조소, 공예 등 2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각각 해석한 그림 111점을 한 책으로 엮었다.

참여 작가들은 내로라는 중견 작가를 비롯해 신진작가들도 함께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마지막 단락의 '부산사람들'편에는 일생 서민을 찍은 사진작가 최민식의 ‘휴먼선집’과 부산출신 건축가 승효상의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등의 책 내용을 담은 그림도 실었다.

전시장에는 ‘책을 그리다’의 책과 수록된 30호 크기의 작품 111점이 함께 첫 선을 보인다.

이번 초판 발행 500권의 인쇄비는 부산은행이 부담했고 전시회 경비는 부산시가 지원했다. 책은 비매품으로 각 단체와 시민들에게 나눠 줄 예정이다.

‘책을 그리다’는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111권의 책 이미지와 감동을 느낌으로써 책 읽는 재미를 길러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방치된 부산진역을 갤러리로 활용해 평소 접근하기 어려운 갤러리의 이미지를 씻고 쉽게 다가설 수 있어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장은 매일 오전11시부터 오후6시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미술 애호가들은 다양한 작품을 저렴하게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된다.

작품 전시로 얻는 수익금 일부는 부산진역사 보존 캠페인 기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각 기관에 기부하거나 일부 작품은 마을 거점시설에 기증할 예정이다.

전시회 첫날 26일 오후6시 옛 부산진역사에서 책 줄거리를 쓴 이언오 원장과 그림을 그린 작가 35명을 비롯해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시장 오픈식을 갖는다.

또 내달 12일에는 부산지역 공연단체인 킬라몽키즈, 마임, 판댄스씨어터, 트러스트무용단 등의 다채로운 공연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강은혜, 구본호, 김상호, 김수민, 김재연, 김정우, 김종구, 김종흠, 김현철, 김혜림, 류형욱, 류회민, 성현섭, 손세원, 예가원, 이상민, 이수영, 이지훈, 이창진, 임세종, 전영진, 정안용, 정유진, 정재우, 정찬웅, 정희진, 조민정, 조민협, 최계훈, 최규식, 최성환, 최우성, 한바다, 한혜진, 홍익종 등 35인의 회화작품이 전시된다.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hera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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