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숙의 어머니

주관 ㅣ 가마골소극장 

작/연출 l 국립극장 예술감독 이윤택
출 연 l 손숙, 김소희, 이승헌, 김미숙, 변혜경, 한갑수 외 연희단거리패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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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

감동의 연극! '손숙의 어머니' 부산공연!

지난 2004년 서울공연 당시 많은 관객들의 성원을 받으며 코엑스 아트홀 개관작품으로 공연 객석 점유율 90%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앵콜 공연까지 단행했던 손숙의 어머니가 지난 2001년 이후 4년 만에 부산무대에 돌아옵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 꽃보다 아름다워' '우리형' 등 각박한 세상 속에서 가정에 대한 소중함이 절실한 요즘... 당신을 위해 한평생을 살아오신 우리네 어머니의 이야기를 만나봅시다.

손숙의 어머니는…

'자이툰부대 이라크 파병' '사상최고의 유가폭등' '가정붕괴'… 2004년 현재, 모든 가치관이 혼돈되고 가족의 공동체 의식마저 희미해져가는 이 시대에 다시 불현듯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어머니'만은 우리 모두가 구원받을 수 있는 화두이기에 전쟁과 속박 같은 어두운 세월도 싱싱한 생명력으로 관통해가는 어머니!

손숙의 <어머니>는 지난 1998년 서울 정동극장 공연 당시 손숙과 이윤택 그리고 당시 정동극장극장장인 홍사종씨가 정동극장의 레파토리로 <어머니>를 결정하고 향후 20년간 손숙이 어머니 역할을 맡기로 약속함으로써 화제를 얻은 작품입니다.

또한 1999년 환경부 장관직에 오른 손숙이 러시아 <어머니>공연에서 환호를 받으며 "mama"를 연호하던 러시아사람들 사이에서 한 기업인의 찬조금을 받았다는 죄목(?)으로 정치인들의 정쟁에 휘말려 32일 만에 장관직에서 사퇴하게 되는 아픔을 겪게 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많은 화제를 뿌리고 다닌 손숙의 <어머니>는 어찌보면 너무도 평범한 우리네 어머니의 이야기 일지도 모릅니다. 손숙 자신의 어머니일 수도.. 작품의 모티브가 된 이윤택의 어머니일 수도...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어머니 일수도 말입니다...

그래서,
'손숙의 어머니'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의 연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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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내용]

한국의 어머니상(像)

우리의 어머니는 변덕스럽고 극성스러우며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습니다.
한국의 어머니는 전쟁과 속박으로 얼룩진 우리 역사의 중심에서 아비가 사라진 집을 지켜왔으며, 그 파란의 역사 속에서 모진 현실을 지탱해 오면서 우리의 어머니들은 더욱더 치열해지고 단단해지셨습니다.

이 혼돈의 시대에 우리가 회복해야 할 참된 어머니의 정신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묻어 두었던 그 근원적인 울림, 우리의 어머니를 새삼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손숙의 '어머니'는 현실과 희망, 이승과 저승, 산 자와 죽은 자가 한데 어울려 전개되는 이중적 구조 속에서 한 여인의 '살'과 '한풀이'로 전개됩니다. 글공부 못함, 첫사랑과 헤어짐, 남편과의 억지결혼, 불륜 속에 태어난 첫 아기, 남편의 바람기 등의 개인적 '살(비극)'은 징용간 첫사랑의 죽음, 분단, 전쟁, 전쟁 중 첫아기의 죽음과 같은 역사적 '살'로 확대되고 그 살들은 신주단지 풀어내기, 망자를 불러내는 초망자굿 등의 '한풀이'로 풀어지고, 어머니는 저 세상으로 갑니다.

제1막

1장 어머니가 꿈속에서 죽은 지아비 돌이를 만난다.
2장 잔소리꾼인 어머니와 아들 며느리의 갈등과 손자에게 있어서는 다정다감한 할머니
3장 어머니는 드라마 작가인 아들에게 과거 영화에 나오는 연애담을 자기 것인 양 이야기하고, 늘상 늘어놓던 죽은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아들과 맞장구를 치며 이야기 한다.
4장 어머니의 과거 이야기는 신주단지를 꺼내오면서 본격화되고, 일순이(어머니)는 첫사랑
양산복이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가난한 돌이(죽은 남편)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제2막

5장 일순이라는 어머니의 본명을 남편이 한자로 두리(斗伊)라 지어주고 순천 기생이었던
시어머니와의 생활이 시작된다.
6장 일제시대와 6.25를 겪으면서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낳지만 아들은 학질로 죽고, 어머니는 그 아들이 양산복의 아들이었음을 고백하면서 오열한다.

제3막

7장 어둠 속에서 망자(죽은 아들)를 불러내는 구음과 무당의 초망자 굿이 전개된다.
8장 어머니는 손녀에게 자기 이름(황일순) 석자를 배우고, 죽은 남편을 따라 저승으로 가면서 유리창에 손녀에게 배운 자기 이름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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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의도]

우리 민족의 정서를공유하는 연극 / 이윤택 연출

‘어머니’는 말로 이루어진 연극이다.

우리 연극은 구변극(口辯劇)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의 설화는 구변으로 전해 내려왔고, 우리의 노래도 구전가요의 특성을 지닌다. 그 쓰여지지 않은 또 다른 역사 속에 함유되어 있는 한(恨)과 숨은 희망이 나에게는 극적 모티브가 된다. ‘어머니’는 글을 배우지 못한 한 영남지방 팔순 할머니의 구술이 극작의 단서가 되었다. 글을 배우지 못했으므로 문학적 수사와 틀거리로부터 자유롭고 세상의 이치와 논리로부터도 자유로운 한 할머니의 독자적인 상상력,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연극적 질료였던 셈이다.
연극이 삶의 흔적을 이미지로 드러낼 수 있다면…

연극이 우리의 의식 속에 그려지는 한편의 이미지가 될 수 있는가. ‘어머니’작업을 통해 어머니의 기억 속에 삶의 흔적처럼 남아있는 이미지들을 무대에 표현해 내려고 애를 썼다. 그 이미지들은이미 현실 속에서는 보지 못하는 과거의 재생이거나,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초현실적 모습들이다. 이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을 표현해내기 위하여 나는 과거와 현재,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무대 구성을 시도하려고 한다. 이 모든 실험들이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고 정서를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차갑고 직선적인 아파트의 실내 구조 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따뜻하고 색 바랜 추억의 장면들은 분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우리의 의식을 보이지 않는 세계에까지 가 닿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의 정서

왜 한국연극인가? 무엇이 한국연극인가? 에 대한 물음은 우리의 정서에 와 닿는가 하는 것으로 답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해외극이건 실험극이건 오늘의 한국에서 한국 연극인에 의해 공연되면 모두 한국연극인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한국연극이라면 우리의 정서에 와 닿는 연극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창작극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인식과 정서에 닿지 않는 생경한 언어와 이미지들로 조합된 연극은 관객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어머니’가 한국연극의 고정 레파토리로 정착될 수 있다면, 바로 우리의 정서가 지니는 힘 때문일 것이다. 그 점에서 ‘어머니’는 우리의 인식과 정서로 실험된, 상당히 재미있는 대중극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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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스트 & 스태프 소개]

캐스트

어 머 니  손숙
돌 이 하용부
아 들 한갑수
며 느 리 김소희
양 산 복 손명호
어린일순 이진희
시어머니/무녀 김미숙
손자,어린찬성 추은경
코 러 스 이승헌, 변혜경, 정동숙

스태프

원작/연출 이윤택
기획/제작 김주섭
무대디자인 김미연
무대 제작 김경수
조명디자인 조인곤
음 악 이태원
의 상 김미숙
분 장 성미숙
조명 오퍼 김하림
음향 오퍼 이성혁
기획/홍보 가마골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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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 어머니

연극무대, 방송, 사회봉사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바쁘게 활동하는 모습과 명랑한 웃음,
손숙은 아직도 만년 소녀 같다. 아비와 어린 자식을 위해 억척스럽게 삶을 이겨내는 한국의 어머니상을 그린 <손숙의 어머니>를 통해 그녀 안의 녹아있는 따뜻하고 눈물겨운 모성애를 만날 수 있다.

* 대표작

<헨리 8세와 그 여인들> <리어왕> <파우스트> <산불> <뇌우> <들오리> <신의 아그네스>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있어났나> <셜리 발렌타인> <위기의 여자> <담배피우는 여자> <엄마, 안녕> <어머니> <메디슨카운티의 추억> 외 다수

* 수상경

대한민국 연극제 여우주연상(1986), 청룡영화제 여유조연상(1991), 한국문인협회선정/영화부문 수상 (1996), 제7회 이해랑연극상 (1997), 문화훈장 대통령표창 및 올해의 배우상 수상 (1998)

* 사회활동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1999), 아름다운 가게 공동대표 (2002~)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 (2003~) 광주문화중심도시 추진위원 (2004)

* 저서

<무엇이 이토록 나를> <울며 웃으며 함께 살기> (1990)
<벼랑끝에서 하늘을 보다> (1999) <마음에 상처없는 사람은 없지요> (2000)

"손숙, 그녀에게 '어머니'란 연극의 의미는 남다르다. 99년 처음 이 공연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그녀에겐 세월의 깊이만큼 남다른 경험과 연륜이 쌓였다. 그 세월동안 그녀의 나이도 이젠 연극속의 어머니와 비슷해졌다. 그녀는 이 연극을 통해 우리의 어머니들… 출타한 남편을 대신해 집을 지키고, 땅을 지키고, 자식을 키워낸 그 어머니들을 기억하고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세월이 흘러 점점 '어머니'의 모습으로 또?'어머니'의 마음으로 만나게 되는 그녀의 혼신을 다하는 무대 위 모습을 오랫동안 ''부산' 무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윤택 원작/연출자

시인 기형도에 의해 "문화게릴라"로 묘사된 이윤택은 그 명칭처럼 시인, 극작가, 방송작가, 시나리오 작가, 연극 연출가, 최근에는 영화감독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전방위 예술가다. 2004년 국립극장 예술감독에 취임하여, 한국 연극의 정점에 선 그는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세계 도서전의 예술공연본부장에 추대되었다.

* 희곡작품

<시민 K> <오구> <불의 가면> <바보각시> <어머니> <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 <문제적 인간 연산> <눈물의 여왕> <나는 누구냐> <도솔가> <길 떠나는 가족>

* 시나리오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오세암>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장군의 아들 2>

* 드라마

<머나먼 쏭바강> <임꺽정> <모델>

* 수상경력

제26회 대종상 각본상 (1986,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한국평론가협회 최우수예술가상 (1989, 오구)
동아연극상 작품상/희곡상, 백상예술상 대상 (1995, 문제적 인간 연산)
서울연극제 대상, 비평가 협회상 (1996, 어머니)
서울국제연극제 작품상/연출상 (1998, 느낌 극락같은)

"7월 17일은 밀양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전날인 16일 이윤택 연출의 친모가 별세했다. 축제는 시작되었다. 상주인 이윤택 연출은 철없는 아이처럼 마냥 즐거워 보였다. 늙은 노모의 죽음이 아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또는 어떤 감정인지 헤아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연극 '어머니'를 통해 이윤택 연출의 친어머니를 만날 수 있고 어머니를 생각하는 아들의 감정도 엿볼 수 있다. 이윤택 연출은 이번 공연은 더욱 깊이 있고 예술성 강한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세월의 깊이까지 더한 새로운 '어머니'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