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악 「賞春曲 - 온봄의 노래」

주최 정읍시
주관 정읍시립국악단. 극단 미추

賞春曲의 본래 의미는
賞春은 ‘봄을 즐김’이요, 曲은 곡조 노래를 뜻한다.
상춘곡은 ‘봄을 즐기는 노래’이다.
이 작품에서는 상춘곡의 본 의미를 담으면서도 그 봄의 뜻을 더 확장하여 간결한 우리말 표현으로 “온봄의 노래”로 하였다.
온봄은 “온누리의 봄”이며 “이미 온(來 ) 봄”을 뜻한다.

[작품 설명]

가사문학의 효시인 불우헌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을 재조명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사는 풍류와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정신을 우리의 음악과 몸짓으로 표현하는 종합예술작품으로 각박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의 메시지를 전하고 나아가 정읍지역의 유서 깊은 선비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만든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문화·생명산업의 도시」로 도약하고 있는 정읍시의 야심작으로  정읍의 선진문화유산을 널리 알림은 물론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만들고자 손진책, 박범훈, 김지일, 윤문식, 김성녀 선생등 이 시대 최고의 예술가들과 정읍시립국악단, 극단 미추 단원들이 합심하여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며 세기의 걸작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작품 내용]

불우헌 정극인이, 세조가 등극하자 벼슬을 사직하고 처가인 태인에 은거한지 십여 년 나이는 예순 후반 때이다.     

고룡(高龍)은 궁중나례나 연회에 불려나가 재담과 세태풍자로 좌중을 웃음판으로 만드는 笑謔之戱(소학지희)를 노는 나랏광대이다.  
병들어 누운 임금(세조)을 위로하고자 불려갔던 고룡.     
임금은 고룡의 재담 능청에도 묵묵부답이다가 한마디로 명한다.
“봄! 나에게 봄을 가져와라!” 高僧이 내던진 화두 같은 임금의 명을 받은 고륭은, 새끼광대 잠룡(潛龍)을 데리고 무조건 봄을 찾아 남녘으로 길을 떠난다.
 
그 봄은, 중병에 걸린 채 신음하는 임금(세조)이 구하고자하는 어떤 치유이며, 얼어붙은 겨울 같은 분란과 억압의 시절을 벗어나 진정한 화평성대를 연원하는 백성들의 꿈이기도 하다.
           
전주에 당도한 고룡은, 호남 제일의 풍류기생 설매에게 도움을 청한다. 설매는 호남에서 내노라하는 재주꾼 풍류쟁이들을 불러들여 고륭이 구하고자는 봄의 정체과 본색을 펼쳐 보인다. 그러나 고룡은 고개를 젓는다. 잠룡이 꾀를 낸다. 이런 문제는 학문 높고 문장 높은 선비한테 답을 구해야한다. 설매는 정읍 태인에 은거하고 계신 불우헌선생에게로 고룡을 데리고 간다.

고룡을 맞이한 불우헌 왈!
선왕을 내치고 피붙이들과 나라의 동량들을 주살하고 임금이 된 자한테 봄이라니? 가당치 않다. 그 봄은 오지도 않고 있지도 않다.
이거 같고 썩 물렀거라! 봄은 왔건만 봄이 아니라는 春來不似春”을 써 갈겨주고 돌아앉는다. 고룡이 간청하여 묻는다. “허면 선생의 봄은 어떠하며 무엇이요? ” 고룡은 백성들의 風情과 살림살이는 외면한 채 唐宋의 한문시나 내깔기며 저 혼자만의 풍류를 즐기는 사대부들의 위선을 꼬집으며 저 백성들과 같이 누려야할 봄은 무엇이며 그 노래는 왜 못 짓느냐며 선생을 질타한다.
고룡의 입바른 말과 설매의 은근한 설득에 선생은 느긋이 마음과 말문을 열고 답한다. 이미 내가 우리말로 지은 歌辭가 있긴 한데하시며,  “紅塵에 묻힌 분네 이내 생애 엇더한고”로 시작되는 첫머리를 일러준다. 그러나 그 다음 구절이 안 떠올라서 10년째 그대로 멈춰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고룡과 설매가 선생을 도와 그 봄의 노래를 이어 나가도록 한다. 

입심 좋은 고룡의 번뜩이는 말재간과 세상사 모든 것을 몸짓으로 표현해내는 잠룡의 몸재간과 호남제일의 음율과 성음을 지닌 설매의 가야금과 노래가 선생의 詩興을 부추기고 부채질하여, 선비 불우헌이 간직했던 봄의 風情과 風流가 멋들어진 가사가 되어 한 마디 한 줄 한 단락 이어지고 이어진다.

모든 이들이 불우헌의 詩心 속으로 들어가 봄의 정취를 흠뻑 들이키고 그 봄의 낙원을 노닐고 일깨운다. 드디어 몰아일체 자연합일 하여 영원한 풍류주인이 되는 봄의 여정이 우리말 우리느낌으로 가름된 [온봄의 노래] 상춘곡이 완성된다.

마침내 우리겨레가 길이길이 보듬고 누려야할 우리의 봄을 찾은 것이다.  상춘곡, 두고두고 노래 불려지고 음미해야할 온누리에 온 봄의 노래!      

[출연진]

연출 손진책
현재 극단 미추 대표이자 예술감독

작곡 박범훈
현재 중앙대학교 총장
국립국악관현악단장 역임

원작 김지일(본명 김청일)
극작가, 서울시립극단장 역임
국립무용단 무용극 대본으로 마음속에 이는 바람, 춘향전, 시집가는 날, 마의태자, 황진이, 배비장등

극본 홍원기

총감독 및 지휘 이화동
현재 정읍시립국악단장, 전북대 교수

안무 윤상진
국립무용단 지도위원 역임, 현재 정읍시립국악단 상임안무

[정읍시립국악단 소개]

정읍시립국악단은 내장산·백제가요 정읍사·갑오동학농민혁명·상춘곡·호남우도농악등 국보급 문화유산을 간직한 정읍시의 위상을 세우고자 1993년 창단 되어 가무악극 정읍사와 창무극 황토현의   횃불 등의 종합작품을 만들어 서울 부산을 비롯하여 40여 회의   전국 주요도시 순회공연을 통하여 전문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    고 600여 회의 크고 작은 공연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      으며 미국 오하이오주 미드페스티벌과 LA 세계민족예술축제 그     리고 일본 오사카 공연 등에서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    는 등 지역문화 발전은 물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면서 대한민     국 문화홍보 사절로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현재 이화동 국악장     (전북대 교수)과 33명의 단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꾸준한 실력 연    마를 통해 명실상부한 국안단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극단 미추 소개]

극단미추는 1986년 8월 연극계의 정상급 연기자 윤문식,김종엽,김성녀를 비롯한 30여명의 단원을 주축으로 연출가 손진책에 의해 창단되었습니다. 이듬해인 1987년 창단공연 “지킴이”를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매년 한편씩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며 민족극 정립에 앞장 서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연단체입니다. 특히 작품선정에 있어서 한 가지 주제만을 고집하거나 구애됨이 없이 당시의 사회상과 어우러진 작품으로 대중 속에 파고들었고 장르면에서도 전통극과 현대극,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민족적 정서를 다양한 형태의 극으로 표현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이러한 극단미추의 기본정신은 정기공연뿐만 아니라 마당놀이라는 장르를 이 땅의 연극계에 정착시킨 데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극단미추가 해마다 무대에 올리고 있는 마당놀이는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우리의 고전을 소재로 단순히 보고 즐기는 차원에서의 연극이 아닌 당시의 사회상과 어우러져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며 공연 1개월간 평균 관객 수 20만 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과 함께 매 공연마다 많은 화제와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창단 이듬해인 87년부터 동아일보사 주최로 이제까지 모두 여섯편의 작품을 선보인 창극은 이 땅에 창극의 가능성을 제시해 줌과 동시에 판소리의 대중화에 큰 몫을 다하였습니다. 이미 국내 뿐 만 아니라 유고와 헝가리,중국,미국 등에서의 해외공연을 통해 우리 연극의 위상을 확인시켜준 바 있는 극단미추는 이제 명실공히 세계속의 극단으로서 우리 극의 세계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는데 그 노력을 앞으로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