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프톨레마이오스는 우주의 중심은 지구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영향을 받아 당시 로마에 군림하고 있던 시대에 뒤 떨어진 카톨릭 교회의 대표들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며, 지구와 그 밖의 행성은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이단 심문소의 압력을 받아 증명이 다 끝난 진리를 부인하였다. 이 이야기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스며 들었고, 대다수 사람들은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했다.

확실히 70세의 갈릴레이는 저 유명한 1633년의 이단 심문 재판에서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설을 실제로 부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진실은 그 후 주장되어 온 것과는 다르다는 데 문제가 있다. 1세기 전에 프라우엔부르크의 주교구 성당 참사회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가 증명할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갈릴레이도 증명할 수 없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는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을 청년 때부터 알고는 있었으나 처음부터 납득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50대가 되어서야 코페르니쿠스의 생각이 옳다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 동안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을 발견하였다. 목성의 위성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체계가 세부에 이르기까지 사실과 합치한다고 볼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목성의 위성이 지구가 아니라 목성의 주위를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갈릴레이는 망원경 관측을 통해 수성도 지구를 도는 달과는 다른 위상(位相)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수성은 틀림없이 태양을 도는 궤도 위를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주장은 틀렸다는 말이 된다.

이 발견으로 갈릴레이는 1611년에 교황 바울 5세의 알현을 허락 받고 예수회 회의에서 표창을 받았다. 이 회의의 으뜸가는 수학자이자 천문학자가 몸소 관찰해 본 결과 갈릴레이의 발견이 옳다는 것을 납득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학자와 함께 회의 참가자 모두가 프톨레마이오스의 천체론은 더 이상 지지할 수 없다는 견해에 도달했다.

그러나 프톨레마이오스의 천체론을 지지할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이 곧 코페르니쿠스의 천체론이 옳다는 증거는 되지 못했다. 또 코페르니쿠스의 천체론도 결코 오늘날 종종 주장되고 있는 것만큼 설득력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상당수의 행성 운동은 코페르니쿠스의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다. 행성이 실제로 태양의 둘레를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 하는 것은 상당히 후일에 와서야 계산해 낼 수 있었다. 따라서 결정적인 것은 카톨릭 교회의 대표자들이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인정한 것은 작업 가설로서였지 증명된 진리로서 인정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아주 정확한 입장이었다. 이와 다른 입장을 취했더라면 오히려 비과학적인 판단이 되었을 것이다.

기묘하게도 이런 엄밀한 입장을 넘어서 버린 것은 갈릴레이였다. 그것은 대학 교수들과 대결한 결과였다. 대학 교수들은 목성의 위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나 수성의 위상 변위(變位)를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그뿐만 아니라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찰하는 것조차 거부했다. 교수들은 교회의 대표들보다도 더 정통 신앙에 충실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체론을 확고하게 고수했던 것이다.

그래서 갈릴레이는 이 교수들과 코페르니쿠스 반대파들을 한 데 싸잡아 "인간 존재라고 부를 값어치조차 없는 정신적 피그미!"라고 꾸짖으면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은 이제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어이없는 주장을 해 버린 갈릴레이는 그의 주장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고, 동시에 예수회 인사들까지도 적으로 만들게 되었다. 그 결과 지동설을 잘못이라고 단정하고 코페르니쿠스의 저작을 금서 목록에 올리라는 성청(聖廳)의 교령(敎領, 1616년 5월 5일)이 나왔다. 그러나 두 세 군데를 바꾸면 금서 목록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보충 조항이 붙어 있었다. 태양 중심의 우주론을 진리로 보지만 '진리'는 가설이어야 하며, 지구를 별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미 1620년에는 이렇게 정정되어 코페르니쿠스의 저작은 금서 목록에서 제외되었다(출판인들은 새로 인쇄된 정정본이 아니면 출판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갈릴레이의 『대화』, 1632년에 발간된 책의 속 표지

1616년 5월 5일의 교령이 나온 며칠 후 로마 교황은 그 교령 안에 전혀 이름이 언급된 바 없는 갈릴레이를 접견했다. 갈릴레이가 코페르니쿠스의 우주론을 완전하게 하는 일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로마에서도 잘 알려져 있었다. 또 그 일에 대해 반대하지도 않았다. 다만 갈릴레이가 그것을 절대의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바로 그 바라지 않던 바를 갈릴레이는 그 후 여러 해에 걸쳐 증명도 하지 않은 채 주장해 버렸다. 1633년의 재판은 그 때문에 열렸던 것이다. 그때의 재판 기록은 지금도 남아 있다. 그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갈릴레이는 공정하고도 적절한 처우를 받았는데, 종종 인용되는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그리고 기록을 보아도 분명하지만, 갈릴레이는 애당초 압력을 받기 전에 먼저 주장을 철회했다.

갈릴레이가 유죄가 된 것은 불복종이라는 죄목에 따른 것이지 이단이라는 죄목 - 교회가 이단이란 죄목으로 처단하기를 바랐다면 손쉬운 일이었을 테지만 - 때문은 아니었다. 또한 갈릴레이는 앞으로 태양 중심의 우주론을 우주의 현실이라고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금지당하기는 했으나 천문학적, 수학적 작업 가설로 주장, 논의, 부연하는 것까지 금지당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연구를 더 진척시킬 수 있는 길은 오히려 의도적으로 열려 있었다고 교회사가(敎會史家)인 발터 브란트뮐러는 쓰고 있다 (『갈릴레이와 교회, 오류의 권리』, 레겐스부르크, 1982).

갈릴레이가 재판 기간 중에 감옥에 있었고, 고문을 받았다는 따위의 말은 다 후세에 만들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확실히 갈릴레이는 재판 받는 동안 이단 심문소의 수인 처지였으나 독방에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 바티칸 궁전 안에 주거를 할당받고 자기 하인의 시중까지 받을 수 있었다. 갈릴레이는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피렌체 대사관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 받았다. 어쨌든 갈릴레이는 피렌체 아카데미의 수학자였으며, 영사(領事)이자 피렌체 2백인 참사회의 멤버였고, 로마에서도 코스카나 공작의 비호를 받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법정은 갈릴레이에게 형식적인 금고형을 선고했지만 갈릴레이는 실제로 감옥에 들어갈 필요 없이 재판이 끝나자마자 로마를 떠날 수 있었다. 그로부터 한동안 시에나 대주교 밑에서 지내다가 만년의 몇 년은 피렌체 근교의 알체체트리 촌(村)에 살면서 연구를 계속했다. 그곳에서 집필한 최후의 대저작이 『두 개의 과학에 관한 대화』로서 갈릴레이는 기계 물리학의 기초를 세웠다.

자료제공: 다음카페<불가사의 집합>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