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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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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속에서
비는 밤을 덮었다
저 불빛
외롭게 지워지고
나무와 차가운 꽃들, 그리고 나
모두
여기에 던져진 존재
비가 오는 대로
흠뻑 젖어 추위에 떤다
오늘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싶다
파괴된 세상
절망의 끝에 눕고 싶다
감정을 철저하게 부수어
티끌 하나 남지 않게
버리고 싶다
그래서
어두운 영화관을
벗어날 때쯤엔
가슴에서 조그맣게 자라나는
사랑을 키우고 싶다
감정은 끝까지
철저하게 파괴되어야
온전한
사랑이 나왔다
그러나 조심해야 해
기쁨은 기쁨의 나락으로
슬픔은 슬픔의 나락으로
떨어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울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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