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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부코스키를 추모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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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부코스키를 추모하며
지독한 버터 향기
사방에 가득한 허연 사람이 생각난다
그래도 배불리 살았지
먹고 싶은 대로 먹다가
배가 터지도록 부르면
술이나 마약으로
또 배를 채웠지
아직도 세상엔
먹는 거 하나로
주먹만 한 눈동자
거기서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의 구걸로
깡 마른 육체가 겨우
숨 쉬는 황무지도 많은데
어린 시절엔
일주일에 세 번 맞았다는데
우리에게 남은 건 눈치뿐
언제 맞을지 알아 맞추는 거
시도 때도 없이 맞았지
나이 들어
우체국 창고에서 죽느냐
세상에 나가서 맘대로 사느냐였다지만
우리는 끝없이
먹고 사는 거
식구, 가족을 먹여 살리는 거
허연 양아치
너는 배부른 자의 포만감으로
그 동네에서
바퀴벌레처럼 살았다지만
거긴 부유한 천국
아직도
세상에 남은 불공정
아이 시체는 바다를 떠다니고
한 끼 밥에 목숨 거는 일상은
아예 모르지
네가 사정에 치를 떨 때
누군가의 욕망은
신을 죽이고 싶은 충동에 치를 떤다
나무조차 정착하기를 거부하는
모래바람 날리는
황무지보다
하나님의 쓰레기통 속에서 사는 게
행복하다
하나님의 풍족한 쓰레기통 속에선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악마의 황무지에서
선택은 하나
죽느냐 사느냐 뿐이라니까
구역질 나는 빈곤
갈 때까지 가는구나
아름다운 양아치 부코스키
여전히 너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아직도 외로운 별,
깜깜한 별,
지구에는
악마의 자식이 많아서인지
본디오 빌라도 보다
처참한 형벌을 받는 사람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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