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신라시대 때의 일이예요.

어느 마을에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 한 분이 살고 있었어요.

“할머니, 산에 나물 캐러 가는데 함께 안가실래요?”

“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은데, 다리가 아파서. 어여들 다녀와.”

할머니는 건강한 다리로 여기 저기 맘껏 돌아다니는 게 소원이었어요.

어느날, 학 한 마리가 날아와 할머니네 집 마당에 살짝 내려앉는 게 아니겠어요?

“아니, 저런! 쯔쯔, 절뚝거리는 걸 보니, 너도 나처럼 다리가 아픈 게로구나. ”

다리를 심하게 다쳐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는 학에게 할머니는 먹을 것을 주며 정성껏 돌봐주었어요. 학은 날마다 할머니를 찾아왔지요.

“오늘은 학이 안오려나? 아직도 다리가 많이 불편할텐데.”

매일 찾아오던 학이 오지 않으니 할머니는 걱정이 되었어요.

“할머니! 자식같이 아끼던 학은 어디 갔습니까?”

“글쎄, 나도 걱정이라오. 다리도 성치 않은데 무슨 변이라도 당한 건 아닌지.”

할머니는 날마다 집 근처를 서성거리며 학이 오기를 기다렸지요.

“ 바깥에 누가 왔나? 아니, 학이 돌아왔구나. 어디 있다 이제 온거야?”

할머니는 너무나 반가워 눈물까지 글썽거렸어요.

“어디보자. 다리는? 다리는 괜찮은거야?”

학은 할머니의 말을 알아들은 듯 한바퀴 뱅그르르 돌며 재롱을 부리는 거예요.

“아니, 세상에. 이렇게 멀쩡할 수가. 씻은 듯이 나았구나.”

할머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학은 훨훨 날아올라 집 주위를 빙빙 맴돌았어요.

마치 할머니에게 따라오라는 듯 날개짓을 하면서요.

“그려, 그려. 어딜 갈려는지 몰라도 내 따라가마. 앞장서거라.”

학이 멈춰 내려앉은 곳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샘물이 솟고 있었어요.

할머니가 신기한 듯 샘물을 바라보자 학이 다리를 물 속에 담그는게 아니겠어요?

할머니도 따라서 두 다리를 물 속에 담가보았죠.

“아구, 다리가 날아갈 것처럼 시원하구나.”

할머니는 학을 따라 몇 번을  샘물에 와서 두 다리를 담그기를 반복했어요. 

“이게 꿈이야, 생시야? 내 다리가 다 나았어. 얼씨구. 절씨구.”

며칠이 지난 어느날,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가 성큼성큼 걸어가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할머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할머니, 좀 말씀해 주세요. 어디서 산삼이라도 뽑아 드셨어요?

할머니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해주었어요.

“할머니 마음씨가 고우셔서 학이 은혜를 갚았나 봅니다.”

그 샘물이 바로 온천이었는데 지금도 온천에는 많은 사람들이 병을 고치려고 찾아간대요. 

출처: 다음카페<동화구연만세>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