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이는 하모니카 할아버지의 무지개 목마를 참 좋아했어요.

빨강, 노랑, 파랑. 그 중에서도 노란 말을 탈 때가 제일 신이 났지요.

"할아버지, 자전거 노래 불러주세요 ."

"난 산토끼 노래요."

"오냐 오냐, 어서들 타거라."

할아버지께서 하모니카를 불면 아이들은 신나게 노래를 불렀어요.

하모니카를 불며 빙글빙글 목마를 돌려주시는 할아버지를 아이들은 무척 좋아했지요.

민이는 오늘도 할아버지의 목마가 타고 싶어 엄마를 졸랐어요.

그래서 겨우 백원을 받아들고 신나게 아파트 놀이터로 뛰어 나갔어요.

현준이, 수진이, 민우... 아파트 아이들이 나무 그늘 아래 긴 의자에 앉아있었어요.

"응? 이상하다, 하모니카 할아버지가 왜 안 오시지?"

"정말, 우리가 자꾸 태워 달래서 다른 동네로 가셨나봐."

"아니야, 병이 나셨는지도 몰라."

아이들은 할아버지를 사흘 동안이나 기다렸지만 웬일인지 오늘도 오시지 않았어요.

민이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백원짜리 동전을 꼭 쥔 채 하모니카 할아버지를 기다렸지요.

그렇지만 해가 꼴딱 넘어가도록 오시지 않는 거예요.

손바닥에 놓인 동전을 바라보니 목마가 더욱 타고 싶었어요.

"노란 목마를 타면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것 같았는데......"

다음날 민이는 아침 일찍부터 나와 하모니카 할아버지를 기다렸어요.

'오늘은 꼭 오실거야.'

바로 그 때였어요.

언덕 너머로 무지개 목마의 방울소리가 들려왔어요.

"야~ 목마다! 얘들아, 목마가 온다! 어? 그런데 할아버지가 아니고 할머니가 오시네?"

아이들은 목마 앞으로 달려갔어요.

"어, 할머니, 할아버지는요?"

“응, 며칠 전에 언덕을 내려가시다가 다리를 다치셨지 뭐냐?"

“많이 다치셨어요?"

"아니다, 곧 나으실게야. 너희들이 기다린다고 꼭 가야 한다고해서 이 할미가 대신 왔지."

그 말을 들은 민이는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어요.

"할머니, 나 목마 안 탈래요. 이 돈 할아버지 약 사드리세요."

민이는 며칠 동안 꼭 쥐고 있던 백원 짜리 동전을 내밀었어요.

"이것도요."

"저도요.“

“저도요.”

힘없이 서 있던 할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지요.

"얘들아, 정말 고맙구나. 할아버지 약 값 걱정말고 너희들 과자나 사 먹으렴. 할미가 오늘은 그냥 태워 주마. 자, 자, 어서들 타거라."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빨리 나으시기를 바라며 동전을 가지런히 모아 놓고 목마를 탔어요.

할머니는 하모니카 대신 노래를 불러 주셨구요.

이가 빠진 할머니의 노래는 곡도, 가사도, 모두 엉망이었지만 이아들의 귓가엔 하모니카 소리처럼 정겹게 들려 왔답니다.

출처: 다음카페<동화마을>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