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수염이 따가워요 
                   울리히 마스케 저

아빠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기를 번쩍 안아 뽀뽀를 하려고 하지.

그런데 아기는 아빠의 따가운 수염이 너무나 싫었어.

“앗, 따가워! 그만! 그만! 아빠는 수염이 너무 따갑단 말이에요.”

오늘도 그랬어. 아빠가 팔을 벌리고 아기에게 다가왔지. 아기는 도망가며 말했어.

“아빠는 너무 따가워서 싫어요!”

“얘야 이것 좀 봐. 너에게 주려고 꺾어 온 거야.”

아빠는 아주 예쁜 파란색 꽃을 손에 들고 와서 아기에게 말했지.

“이 꽃 예쁘지 않니?”

“예쁘긴 하지만, 그 꽃도 따가워 보여요.”

“아가야, 너에게 줄 깜짝 선물이 있단다.”

아빠는 아기에게 반짝 반짝 빛나는 빨간 버찌를 내밀었어.

“ 한번 먹어봐, 맛있을 것 같지 않니?”

아기는 버찌를 받아 쩝쩝거리며 먹었어.

“맛있긴 하지만 이 버찌도 너무 까칠까칠해요.”

아기는 버찌를 먹다 말고 땅바닥에 내던졌어.

아빠는 색깔이 가지각색인 달팽이들을 아기 앞에 잔뜩 늘어놓아 주었지.

달팽이들은 저녁 놀 속에서 아름답게 빛났어.

“이리와. 우리 이 달팽이로 공기놀이 하자.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니?”
“재미있을 것 같긴 하지만, 그 달팽이들은 너무 따끔따끔 거려요.”

“그럼 우리 다른 놀이 하자. 공놀이 할래? 한번 봐.”

아빠는 큰 소리로 외쳤어.

그리고는 몸을 동그랗게 부풀려서 공중에서 이리저리 빙글빙글 돌았어.

“내가 커다란 공 같지 않니?”

“네, 아주 커다란 공이요.”

“그런데 너무 삐죽삐죽한 공이예요.”

아빠는 몸을 동그랗게 말고 아기 앞에 앉았지.

해님이 넘어가고 달님이 떠오르고 있었어.

“그럼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고슴도치 노래 불러줄게.”

아빠는 시무룩한 소리로 말했어. 그러나 아주 멋진 노래를 불렀지.

“고슴도치 랄 랄 라, 고슴도치 렐 렐 레, 고슴도치 룰 룰 루.”

아빠는 노래를 마치고 아기에게 물었어.

“아빠 노래가 마음에 드니?”

“노래는 마음에 드는데…목소리가 너무 껄끄러워요.”

아빠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어. 아빠의 눈물이 달빛에 반짝이는 것을 본 아기는

아빠에게 가만히 다가가 뽀뽀를 해 주었어. 그런데 이번엔 아빠의 수염이 전혀

따갑지 않았지!

“아빠, 수염이 하나도 안 따가워요.”

아기가 한 번 더 아빠에게 뽀뽀하며 말했어.

“아, 간지러워! 아빠도 나한테 뽀뽀해 주세요.



<<제공: 다음카페-송송 솟아나는 이야기 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