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실베스터는 도토리 마을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었어요.

실베스터는 모양이나 색이 특이한 조약돌을 모으는 것을 좋아했어요.

어느 날, 실베스터는 빨간 조약돌을 하나 주웠어요.

“와, 정말 신기하게 생겼네. 반짝거리는 게 꼭 불꽃 같아.”

실베스터는 신기한 조약돌을 요모조모 살펴보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아이, 차가워.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실베스터가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비가 거짓말처럼 ‘뚝’ 그쳤어요.

빗방울은 떨어지는 도중에 말라 버렸고, 구름은 사라졌어요.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햇빛이 쨍쨍했습니다.

‘이 빨간 조약돌이 요술을 부린 걸까? 다시 한 번 해 봐야지.’

실베스터는 조약돌을 땅에 내려놓고 말했어요.

“비가 오게 해 주세요.”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조약돌을 손에 꼭 쥐고 빌었어요.

“비가 오게 해 주세요.”

그러자 ‘번쩍’ 번개가 치고 ‘우르르 쾅’ 천둥이 치더니 비가 쏟아졌어요.

“참 운 좋은 날이야. 이제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것도, 친구들이 갖고 싶어하는 것도, 모두모두 원하는 대로 다 해 줄 테야.”

실베스터는 다시 비가 그치게 해 달라고 빌었어요.

왼발에 난 사마귀도 없어지게 해 달라고 빌었어요.

소원은 모두 이루어졌어요.

“엄마, 아빠가 얼마나 놀라실까”

실베스터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어요.

‘이번에는 또 어떤 소원을 빌까?’

실베스터는 요술조약돌을 손에 쥐고 신이 나서 딸기 고개를 넘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 때, 배고픈 사자가 실베스터를 노려보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너무 놀라지만 않았더라면, 사자가 없어지게 해 달라고, 엄마 아빠가 계신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게 해 달라고 빌었을 거예요.

사자를 노랑나비나 꽃, 모기 같은 것으로 바꿔 달라고 빌 수도 있었을 거예요.

실베스터는 어떤 소원이든지 이룰 수 있는 조약돌을 가졌으니까요.

그런데 실베스터는 겨우 “바위가 되게 해 주세요.”하고 빌었어요.

그래서 실베스터는 바위가 되고 말았지요.

사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어요.

“이상하다, 분명히 어린 당나귀였는데……?”

어느덧 날이 저물었고 실베스터는 겁이 났습니다.

빨간 조약돌이 바로 옆에 떨어져 있었지만 요술을 부릴 수는 없었어요.

조약돌은 만져야만 요술을 부릴 수 있으니까요.

다시 당나귀가 되게 해 달라고 아무리 빌어도 소용없었지요.

실베스터가 당나귀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어요.

누군가 빨간 조약돌을 주워 들고 이렇게 소원을 빌어야 하지요.

“이 바위를 당나귀로 변하게 해 주세요.”

하지만 누가 그런 소원을 빌어줄까요? 실베스터는 잠이 들었어요.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어요.

한편, 집에서는 아빠, 엄마가 실베스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엄마, 아빠는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실베스터를 기다리며 밤을 꼬박 새웠어요.

그러나 실베스터는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어요.

엄마는 울고 또 울었어요. 아빠는 엄마를 달래느라 슬퍼할 수도 없었어요.

엄마와 아빠는 실베스터를 찾아 나섰어요.

먼저 실베스터의 친구인 강아지, 고양이, 망아지, 돼지와 오리들에게 물어 보았어요.

결국 엄마, 아빠는 경찰 아저씨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요.

하지만 경찰들도 실베스터를 찾지 못했어요.

실베스터의 친구들도 실베스터를 찾아 나섰어요.

바위며 나무, 풀잎 사이까지 온 마을을 구석구석 찾아보았어요.

킁킁거리며 딸기 고개에 있는 바위 냄새도 맡아 보았어요.

하지만 바위에서는 바위 냄새뿐, 실베스터 냄새는 나지 않았어요.

한 달이 넘도록 찾아다녔지만 실베스터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이제는 영영 실베스터를 볼 수 없을지도 몰라” 엄마와 아빠는 무척 슬퍼했어요. 사실 실베스터는 딸기 고개에 있는데 말이에요.

엄마와 아빠는 즐겁게 지내려고 애썼어요.

그러나 어떤 일을 하든지 언제나 실베스터가 생각났어요.

왜냐하면 지금껏 모든 일을 실베스터와 함께 해 왔기 때문이에요.

마음이 너무나 아팠지요.

밤이 지나면 해가 뜨고, 해가 지면 밤이 오고, 몇 날 며칠이 지났는지 모릅니다.

딸기 고개에 웅크리고 있는 실베스터는 깨어 있는 시간이 점점 줄었어요.

이대로 영원히 바위로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바위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다시는 깨어나지 않도록 깊이 잠들어 버렸어요.

날은 점점 서늘해지고, 나뭇잎이 색색으로 물드는 가을이 왔어요.

그리고 겨울이 왔어요. 세찬 바람이 불고, 눈도 내렸어요.

어느 날 배고픈 늑대 한 마리가 바위로 변한 실베스터 위에 앉아 길게 목놓아 울었어요.

그러던 사이 눈이 녹았어요.

따사로운 햇살에, 얼었던 땅도 녹고 새싹이 돋아났어요.

나뭇잎이 초록으로 물들고 꽃들은 봉오리를 틔웠어요.

오월 어느 날, 실베스터 아빠가 말했어요.

“자, 힘내요. 우리 딸기 고개로 소풍을 갑시다.

실베스터도 우리가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랄 거요.”

실베스터 엄마가 바위로 변한 실베스터 위에 걸터앉았어요.

엄마의 따뜻한 체온을 느낀 실베스터가 깊은 잠에서 깨어났어요.

‘엄마! 아빠! 저예요, 실베스터라고요. 저 여기 있어요!’

실베스터는 얼마나 소리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말을 할 수 없었어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실베스터의 엄마는 바위로 변한 실베스터 위에 샌드위치, 피클, 샐러드를 올려놓았어요.

그 동안 아빠는 바위 주위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빨간 조약돌을 발견했어요.

“그것 참 희한하게 생겼다. 실베스터가 있었으면 좋아했을 텐데.”

실베스터의 아빠는 조약돌을 바위 위에 올려놓았어요.

실베스터의 엄마가 음식을 먹다말고 말했어요.

“여보, 우리 귀여운 실베스터가 가까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만 같아요.”

‘엄마, 저 여기 있어요!’

실베스터는 소리치고 싶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등 위에 요술 조약돌이 놓인 것을 알았더라면, 그래서 소원을 빌었더라면……. 그러나 실베스터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지요.

“오늘같이 좋은 날, 실베스터가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베스터의 엄마, 아빠는 슬픈 눈으로 서로를 쳐다보고만 있었어요.

‘본래 내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진짜 내가 되게 해 주세요!’ 실베스터는 속으로 중얼거렸어요.

그랬더니 바위는 일 초도 안 되어 진짜 실베스터로 변했어요.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엄마가 실베스터를 꼬옥 안아 주었고 아빠는 뛸 듯이 기뻐했지요.

실베스터 가족은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빠는 요술 조약돌을 금고 속에 넣어 버렸어요.

언젠가는 소원을 빌고 싶을 때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더 바랄 것이 없었지요.

바라던 일이 모두 이루어졌으니까요.

실베스터는 도토리 마을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었어요.

실베스터는 모양이나 색이 특이한 조약돌을 모으는 것을 좋아했어요.

어느 날, 실베스터는 빨간 조약돌을 하나 주웠어요.

“와, 정말 신기하게 생겼네. 반짝거리는 게 꼭 불꽃 같아.”

실베스터는 신기한 조약돌을 요모조모 살펴보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아이, 차가워.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실베스터가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비가 거짓말처럼 ‘뚝’ 그쳤어요.

빗방울은 떨어지는 도중에 말라 버렸고, 구름은 사라졌어요.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햇빛이 쨍쨍했습니다.

‘이 빨간 조약돌이 요술을 부린 걸까? 다시 한 번 해 봐야지.’

실베스터는 조약돌을 땅에 내려놓고 말했어요.

“비가 오게 해 주세요.”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조약돌을 손에 꼭 쥐고 빌었어요.

“비가 오게 해 주세요.”

그러자 ‘번쩍’ 번개가 치고 ‘우르르 쾅’ 천둥이 치더니 비가 쏟아졌어요.

“참 운 좋은 날이야. 이제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것도, 친구들이 갖고 싶어하는 것도, 모두모두 원하는 대로 다 해 줄 테야.”

실베스터는 다시 비가 그치게 해 달라고 빌었어요.

왼발에 난 사마귀도 없어지게 해 달라고 빌었어요.

소원은 모두 이루어졌어요.

“엄마, 아빠가 얼마나 놀라실까”

실베스터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어요.

‘이번에는 또 어떤 소원을 빌까?’

실베스터는 요술조약돌을 손에 쥐고 신이 나서 딸기 고개를 넘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 때, 배고픈 사자가 실베스터를 노려보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너무 놀라지만 않았더라면, 사자가 없어지게 해 달라고, 엄마 아빠가 계신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게 해 달라고 빌었을 거예요.

사자를 노랑나비나 꽃, 모기 같은 것으로 바꿔 달라고 빌 수도 있었을 거예요.

실베스터는 어떤 소원이든지 이룰 수 있는 조약돌을 가졌으니까요.

그런데 실베스터는 겨우 “바위가 되게 해 주세요.”하고 빌었어요.

그래서 실베스터는 바위가 되고 말았지요.

사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어요.

“이상하다, 분명히 어린 당나귀였는데……?”

어느덧 날이 저물었고 실베스터는 겁이 났습니다.

빨간 조약돌이 바로 옆에 떨어져 있었지만 요술을 부릴 수는 없었어요.

조약돌은 만져야만 요술을 부릴 수 있으니까요.

다시 당나귀가 되게 해 달라고 아무리 빌어도 소용없었지요.

실베스터가 당나귀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어요.

누군가 빨간 조약돌을 주워 들고 이렇게 소원을 빌어야 하지요.

“이 바위를 당나귀로 변하게 해 주세요.”

하지만 누가 그런 소원을 빌어줄까요? 실베스터는 잠이 들었어요.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어요.

한편, 집에서는 아빠, 엄마가 실베스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엄마, 아빠는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실베스터를 기다리며 밤을 꼬박 새웠어요.

그러나 실베스터는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어요.

엄마는 울고 또 울었어요. 아빠는 엄마를 달래느라 슬퍼할 수도 없었어요.

엄마와 아빠는 실베스터를 찾아 나섰어요.

먼저 실베스터의 친구인 강아지, 고양이, 망아지, 돼지와 오리들에게 물어 보았어요.

결국 엄마, 아빠는 경찰 아저씨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요.

하지만 경찰들도 실베스터를 찾지 못했어요.

실베스터의 친구들도 실베스터를 찾아 나섰어요.

바위며 나무, 풀잎 사이까지 온 마을을 구석구석 찾아보았어요.

킁킁거리며 딸기 고개에 있는 바위 냄새도 맡아 보았어요.

하지만 바위에서는 바위 냄새뿐, 실베스터 냄새는 나지 않았어요.

한 달이 넘도록 찾아다녔지만 실베스터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이제는 영영 실베스터를 볼 수 없을지도 몰라” 엄마와 아빠는 무척 슬퍼했어요. 사실 실베스터는 딸기 고개에 있는데 말이에요.

엄마와 아빠는 즐겁게 지내려고 애썼어요.

그러나 어떤 일을 하든지 언제나 실베스터가 생각났어요.

왜냐하면 지금껏 모든 일을 실베스터와 함께 해 왔기 때문이에요.

마음이 너무나 아팠지요.

밤이 지나면 해가 뜨고, 해가 지면 밤이 오고, 몇 날 며칠이 지났는지 모릅니다.

딸기 고개에 웅크리고 있는 실베스터는 깨어 있는 시간이 점점 줄었어요.

이대로 영원히 바위로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바위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다시는 깨어나지 않도록 깊이 잠들어 버렸어요.

날은 점점 서늘해지고, 나뭇잎이 색색으로 물드는 가을이 왔어요.

그리고 겨울이 왔어요. 세찬 바람이 불고, 눈도 내렸어요.

어느 날 배고픈 늑대 한 마리가 바위로 변한 실베스터 위에 앉아 길게 목놓아 울었어요.

그러던 사이 눈이 녹았어요.

따사로운 햇살에, 얼었던 땅도 녹고 새싹이 돋아났어요.

나뭇잎이 초록으로 물들고 꽃들은 봉오리를 틔웠어요.

오월 어느 날, 실베스터 아빠가 말했어요.

“자, 힘내요. 우리 딸기 고개로 소풍을 갑시다.

실베스터도 우리가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랄 거요.”

실베스터 엄마가 바위로 변한 실베스터 위에 걸터앉았어요.

엄마의 따뜻한 체온을 느낀 실베스터가 깊은 잠에서 깨어났어요.

‘엄마! 아빠! 저예요, 실베스터라고요. 저 여기 있어요!’

실베스터는 얼마나 소리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말을 할 수 없었어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실베스터의 엄마는 바위로 변한 실베스터 위에 샌드위치, 피클, 샐러드를 올려놓았어요.

그 동안 아빠는 바위 주위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빨간 조약돌을 발견했어요.

“그것 참 희한하게 생겼다. 실베스터가 있었으면 좋아했을 텐데.”

실베스터의 아빠는 조약돌을 바위 위에 올려놓았어요.

실베스터의 엄마가 음식을 먹다말고 말했어요.

“여보, 우리 귀여운 실베스터가 가까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만 같아요.”

‘엄마, 저 여기 있어요!’

실베스터는 소리치고 싶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등 위에 요술 조약돌이 놓인 것을 알았더라면, 그래서 소원을 빌었더라면……. 그러나 실베스터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지요.

“오늘같이 좋은 날, 실베스터가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베스터의 엄마, 아빠는 슬픈 눈으로 서로를 쳐다보고만 있었어요.

‘본래 내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진짜 내가 되게 해 주세요!’ 실베스터는 속으로 중얼거렸어요.

그랬더니 바위는 일 초도 안 되어 진짜 실베스터로 변했어요.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엄마가 실베스터를 꼬옥 안아 주었고 아빠는 뛸 듯이 기뻐했지요.

실베스터 가족은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빠는 요술 조약돌을 금고 속에 넣어 버렸어요.

언젠가는 소원을 빌고 싶을 때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더 바랄 것이 없었지요.

바라던 일이 모두 이루어졌으니까요.

실베스터는 도토리 마을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었어요.

실베스터는 모양이나 색이 특이한 조약돌을 모으는 것을 좋아했어요.

어느 날, 실베스터는 빨간 조약돌을 하나 주웠어요.

“와, 정말 신기하게 생겼네. 반짝거리는 게 꼭 불꽃 같아.”

실베스터는 신기한 조약돌을 요모조모 살펴보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아이, 차가워.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실베스터가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비가 거짓말처럼 ‘뚝’ 그쳤어요.

빗방울은 떨어지는 도중에 말라 버렸고, 구름은 사라졌어요.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햇빛이 쨍쨍했습니다.

‘이 빨간 조약돌이 요술을 부린 걸까? 다시 한 번 해 봐야지.’

실베스터는 조약돌을 땅에 내려놓고 말했어요.

“비가 오게 해 주세요.”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조약돌을 손에 꼭 쥐고 빌었어요.

“비가 오게 해 주세요.”

그러자 ‘번쩍’ 번개가 치고 ‘우르르 쾅’ 천둥이 치더니 비가 쏟아졌어요.

“참 운 좋은 날이야. 이제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것도, 친구들이 갖고 싶어하는 것도, 모두모두 원하는 대로 다 해 줄 테야.”

실베스터는 다시 비가 그치게 해 달라고 빌었어요.

왼발에 난 사마귀도 없어지게 해 달라고 빌었어요.

소원은 모두 이루어졌어요.

“엄마, 아빠가 얼마나 놀라실까”

실베스터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어요.

‘이번에는 또 어떤 소원을 빌까?’

실베스터는 요술조약돌을 손에 쥐고 신이 나서 딸기 고개를 넘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 때, 배고픈 사자가 실베스터를 노려보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너무 놀라지만 않았더라면, 사자가 없어지게 해 달라고, 엄마 아빠가 계신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게 해 달라고 빌었을 거예요.

사자를 노랑나비나 꽃, 모기 같은 것으로 바꿔 달라고 빌 수도 있었을 거예요.

실베스터는 어떤 소원이든지 이룰 수 있는 조약돌을 가졌으니까요.

그런데 실베스터는 겨우 “바위가 되게 해 주세요.”하고 빌었어요.

그래서 실베스터는 바위가 되고 말았지요.

사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어요.

“이상하다, 분명히 어린 당나귀였는데……?”

어느덧 날이 저물었고 실베스터는 겁이 났습니다.

빨간 조약돌이 바로 옆에 떨어져 있었지만 요술을 부릴 수는 없었어요.

조약돌은 만져야만 요술을 부릴 수 있으니까요.

다시 당나귀가 되게 해 달라고 아무리 빌어도 소용없었지요.

실베스터가 당나귀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어요.

누군가 빨간 조약돌을 주워 들고 이렇게 소원을 빌어야 하지요.

“이 바위를 당나귀로 변하게 해 주세요.”

하지만 누가 그런 소원을 빌어줄까요? 실베스터는 잠이 들었어요.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어요.

한편, 집에서는 아빠, 엄마가 실베스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엄마, 아빠는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실베스터를 기다리며 밤을 꼬박 새웠어요.

그러나 실베스터는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어요.

엄마는 울고 또 울었어요. 아빠는 엄마를 달래느라 슬퍼할 수도 없었어요.

엄마와 아빠는 실베스터를 찾아 나섰어요.

먼저 실베스터의 친구인 강아지, 고양이, 망아지, 돼지와 오리들에게 물어 보았어요.

결국 엄마, 아빠는 경찰 아저씨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요.

하지만 경찰들도 실베스터를 찾지 못했어요.

실베스터의 친구들도 실베스터를 찾아 나섰어요.

바위며 나무, 풀잎 사이까지 온 마을을 구석구석 찾아보았어요.

킁킁거리며 딸기 고개에 있는 바위 냄새도 맡아 보았어요.

하지만 바위에서는 바위 냄새뿐, 실베스터 냄새는 나지 않았어요.

한 달이 넘도록 찾아다녔지만 실베스터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이제는 영영 실베스터를 볼 수 없을지도 몰라” 엄마와 아빠는 무척 슬퍼했어요. 사실 실베스터는 딸기 고개에 있는데 말이에요.

엄마와 아빠는 즐겁게 지내려고 애썼어요.

그러나 어떤 일을 하든지 언제나 실베스터가 생각났어요.

왜냐하면 지금껏 모든 일을 실베스터와 함께 해 왔기 때문이에요.

마음이 너무나 아팠지요.

밤이 지나면 해가 뜨고, 해가 지면 밤이 오고, 몇 날 며칠이 지났는지 모릅니다.

딸기 고개에 웅크리고 있는 실베스터는 깨어 있는 시간이 점점 줄었어요.

이대로 영원히 바위로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바위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다시는 깨어나지 않도록 깊이 잠들어 버렸어요.

날은 점점 서늘해지고, 나뭇잎이 색색으로 물드는 가을이 왔어요.

그리고 겨울이 왔어요. 세찬 바람이 불고, 눈도 내렸어요.

어느 날 배고픈 늑대 한 마리가 바위로 변한 실베스터 위에 앉아 길게 목놓아 울었어요.

그러던 사이 눈이 녹았어요.

따사로운 햇살에, 얼었던 땅도 녹고 새싹이 돋아났어요.

나뭇잎이 초록으로 물들고 꽃들은 봉오리를 틔웠어요.

오월 어느 날, 실베스터 아빠가 말했어요.

“자, 힘내요. 우리 딸기 고개로 소풍을 갑시다.

실베스터도 우리가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랄 거요.”

실베스터 엄마가 바위로 변한 실베스터 위에 걸터앉았어요.

엄마의 따뜻한 체온을 느낀 실베스터가 깊은 잠에서 깨어났어요.

‘엄마! 아빠! 저예요, 실베스터라고요. 저 여기 있어요!’

실베스터는 얼마나 소리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말을 할 수 없었어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실베스터의 엄마는 바위로 변한 실베스터 위에 샌드위치, 피클, 샐러드를 올려놓았어요.

그 동안 아빠는 바위 주위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빨간 조약돌을 발견했어요.

“그것 참 희한하게 생겼다. 실베스터가 있었으면 좋아했을 텐데.”

실베스터의 아빠는 조약돌을 바위 위에 올려놓았어요.

실베스터의 엄마가 음식을 먹다말고 말했어요.

“여보, 우리 귀여운 실베스터가 가까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만 같아요.”

‘엄마, 저 여기 있어요!’

실베스터는 소리치고 싶었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등 위에 요술 조약돌이 놓인 것을 알았더라면, 그래서 소원을 빌었더라면……. 그러나 실베스터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지요.

“오늘같이 좋은 날, 실베스터가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베스터의 엄마, 아빠는 슬픈 눈으로 서로를 쳐다보고만 있었어요.

‘본래 내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진짜 내가 되게 해 주세요!’ 실베스터는 속으로 중얼거렸어요.

그랬더니 바위는 일 초도 안 되어 진짜 실베스터로 변했어요.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엄마가 실베스터를 꼬옥 안아 주었고 아빠는 뛸 듯이 기뻐했지요.

실베스터 가족은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빠는 요술 조약돌을 금고 속에 넣어 버렸어요.

언젠가는 소원을 빌고 싶을 때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더 바랄 것이 없었지요.

바라던 일이 모두 이루어졌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