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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병아리의 운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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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닭들과 병아리만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병아리들은 어른 닭들이 시키는 대로 잘 따라주어 말썽을 부리지 않았고 모이를 열심히 찾아먹어 토실토실 자라주었기 때문에 어른 닭들은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하늘의 왕자 독수리가 나타나 의젓하게 나뭇가지에 앉아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어른 닭들은 혼비백산한 가운데서도 어린 병아리들을 안전하게 피신시켰습니다. 그런데 그중 못생긴 한 병아리가 자꾸만 독수리를 보더니 갑자기 겨드랑이에 힘이 솟는 것을 느꼈습니다. 못생긴 병아리는 작은 날개를 힘차게 퍼득였습니다. 그러자 어른 닭들은 위험하다고 꾸짖었고 다른 병아리들도 못생긴 병아리에게 제멋대로 한다고 욕을 했습니다. 기가 죽은 못생긴 병아리는 다시 얌전해졌습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못생긴 병아리는 어른 닭들에게 못된 병아리로 낙인이 찍혔고 다른 병아리들로부터는 주제넘게 제 분수를 모르는 문제아 병아리로 왕따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랄수록 힘은 남다르게 세었지만 부리는 점점 못생겨가고 노래도 제일 못하여 인정을 받지 못한 이 못생긴 병아리는 그래서 싸움만 일삼게 되었고 드디어는 모든 닭들이 모두 두려워하는 불량배로 낙인이 찍히게 되었습니다. 그런대로 못생긴 병아리는 닭들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점점 자라나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큰비가 내려 웅덩이가 여기저기 생겼습니다. 오늘도 자기를 무시하는 다른 닭들을 혼내준 어른이 된 못생긴 병아리는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다 말고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웅덩이에 비친 자기의 모습은 닭이 아니었습니다. 아-아! 그 웅덩이에는 그렇게 본받고 싶어하던 독수리의 모습이 비친 것이었습니다. 뒤늦게 자기가 독수리였음을 깨달은 못생긴 병아리는 힘차게 날아보려 했지만 이미 닭처럼 퇴화된 날개는 퍼득거리기만 할 뿐 날 수가 없었습니다. 가엾은 독수리는 세상을 향해 울부짖었지만 이미 하늘의 왕자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고집과 착각에 의하여 독수리를 닭으로 길러내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봅시다.]
설죽/readers 매니아를 위한 서점(http://www.readers.co.kr) 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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