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갑자기 반항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 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실망과, 사랑으로 양육했던 자신의 모습에 회의와 스트레스가 쌓여서 자녀와의 갈등이 잦아지는 시기가 옵니다.

우린 이 시기를 ‘사춘기’라 말합니다.

이 때 부모들이 아셔야 할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이 시기는 우리자녀가 온전한 성인이 되기 위해 재 탄생하는 시기라는 것입니다. 사춘기를 제2의 탄생기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의 첫 번째 탄생은 엄마의 몸을 통해서 하는 육체적 탄생입니다. 그래서 엄마의 몸이 아픕니다.

아기를 임신하고 1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먹은 음식 없이 노란 물 까지 토해내며 입덧을 하기도 하고, 몸이 아파 힘들어도 약하나 제대로 먹지 못하며 부모는 자녀의 탄생을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 탄생이 육체적 탄생이었다면 이제 두 번째 탄생은 부모의 가슴을 통해 정신적 탄생을 하는 사춘기 때 일어납니다. 그 결과 어디가 아프게 될까요? 가슴. 바로 부모의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경험하게 됩니다.

중요한 건 이 시기 자녀들도 엄청난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란 단어가 말해주듯 사춘기는 감정의 기복이 심해 자기의 존재에 대한 고민도 늘어나고 잘하고 싶지만 잘 되지도 않는 자기 자신이 미워지기도 하는 시기입니다. 사춘기 시기는 이렇듯 자녀 부모가 모두 아픈 시기입니다.

제2의 탄생을 위해선 부모가 겪게 될 가슴의 고통은 지극히 당연히 거쳐 가는 과정인 것이지요. 그런데 이 시기 부모들은 첫 번째 탄생과는 달리 탄생의 고통을 피하고 싶어서 아픔의 원인을 고스란히 자녀에게 전가합니다.

"너 정말 왜 그래. 제발 좀 그만해라. 그냥 곱게 지내고 빨리 끝내면 안 되겠니? 사춘기가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지 알아. 그만해 제발~!!"

현대사회의 부모들은 오늘도 여전히 바쁩니다.

자기의 때에 자기 스스로 탄생을 하도록 믿고 기다려주지 못하고 조급함이란 칼을 들이대 강제로 미숙한 아이를 탄생시키기에 이릅니다.

순전히 부모가 불편하고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아이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온전한 사춘기의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어떤 아이는 3개월 만에 어떤 아이는 5개월 만에 태어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미숙한 아이를 인큐베이터에서의 보호조차 없이 차가운 현실과 맞서게 합니다.

그 결과 자녀는 혼자만의 외로운 탄생을 하게 됩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 최소한 이 마음은 가집시다.

1년여 동안은 가슴이 당연히 아플 것이라는 생각. 엄마혼자가 아닌 아버지도 함께 가슴으로 탄생을 한다는 생각. 좋은 것 먹고 좋은 것 보고 들으며 탄생을 준비하던 그 때처럼 부모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준비합시다. 사춘기 부모에게서 1년여 동안 가슴의 아픔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입니다.

탄생은 아이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엄마 아빠 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거룩한 의식과 같습니다.

<경상 투데이 7월14일자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