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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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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꿈은 화가였다.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을
그림 속에 담고 싶었다.
소녀의 어머니는 만두를 빚었다.
밀가루 반죽은 어린 시절 소녀의 장난감이었다.
소녀의 어머니는 부족한 형편에도
소녀의 빛나는 꿈을 응원했다.
만두 반죽을 치대며 지칠 때마다
딸의 그림을 떠올렸다.
소나기가 쏟아지던 날.
우산을 들고 허겁지겁 고등학생 딸의
미술학원 옆을 찾았던 어머니는
딸이 자신을 발견하고
교실로 숨어버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밀가루가 군데 군데 묻은 못을 입고
낡디 낡은 우산을 들고 서있는 아줌마였다.
그리고 그 자신의 뒤에선 말끔히 차려 입은
엄마들이 좋은 차에서 내리며 학원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한창 예민할 때니까...'
그 후로 어머니는 딸 앞에
불쑥 나타나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했다.
어머니는 딸의 졸업 전시회에 가지못했다.
딸이 그날처럼 자신을 피할까 봐...
걱정이 앞섰고...
두려웠다...
"엄만 내 그림 보러 안와?"
"엄마가 가게 일이 바빠서...미안해.딸..."
소녀는 어머니의 말에 마음이 상했다.
"엄만 나보다 가게가 중요하지?
내 그림은 안중에도 없어?"
전시회가 끝나고 소녀의 그림이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그림이었다.
액자 밑, 작품명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밀가루반죽이 잔뜩 묻은 손을 급하게
헹구고 포장의 뜯던 어머니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림 속에는 소나기가 내리던 날,
밀가루 반죽투성이로 학원 앞을 서성이던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교실로 숨어버리던 소녀는
친구들에게 부끄러워 도망간 것이 아니었다.
엄마를 있는 모습 그대로 담고 싶었는데,
아는 척을 하면 엄마가 곧장 달려올 것을
알고 있었기에, 숨어서 엄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고 싶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떨리는 손으로 소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간신히 새어 나온 건 한마디뿐이었다.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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