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505 ~ 1570)

조선시대 ‘성리학’의 기본 틀을 정립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여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학자로 평생을 고결하게 살다 간 사람이 바로 퇴계 이황입니다. 이황은 1501년 11월 25일, 경상북도 안동군 도산면 온계리에서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더구나 이황이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셔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고 자라났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입버릇처럼 이황에게 말했습니다.
  “글을 아무리 잘하고 학식이 많더라도 사람의 행실이 바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항상 몸가짐을 조심하여라.”
이황은 이 교훈을 한시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이황에게 가장 영향력을 끼친 분이 바로 어머니였습니다.

이황은 6살 때부터 ‘천자문’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12살 때부터는 숙부인 이우에게 ‘논어’를 배워 학문에 정진하였습니다. 숙부가 이황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논어’의 글 가운데서 어느 대목이 제일 마음에 드느냐?”
  “저는 학이편이 제일 좋습니다. ‘집에 들어오면 효도하고, 나가서는 어른을 공경하며, 행실을 삼가고.…’ 이 대목이 제일 좋습니다.”
이황은 이 가르침대로 항상 예절 바르고 세상의 이치에 맞게 행동하였습니다. 19살이 되었을 때에는 ‘성리대전’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때부터 이황은 ‘우주만물의 근본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성리학 체계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힘썼습니다. 

이황은 항상 책을 갖고 다니면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이황이 20살이 되던 때에는 ‘주역’이라는 책을 읽느라고 끼니를 걸러서 소화불량증으로 평생을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황은 34살의 나이로 과거에 급제하였지만 벼슬에 별 욕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황은 벼슬보다는 학문에 더욱 더 정진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황의 학문과 어진 성품을 알고 있는 임금은 이황이 벼슬에 나와 나랏일을 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생기면 이황에게 어명을 내려 암행어사, 예조판서, 대제학 등 여러 직책을 맡겼습니다. 그럴 때 마다 이황은 벼슬을 하다가도 임금에게 사양하고 고향에 내려와 학문에 정진하고 다시 임금이 부르면 벼슬을 하다가 다시 고향에 내려와 제자들을 양성하여 유성룡이나 김성일 같은 인재들을 무수히 길러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황이 관직에 있을 때에는 임금에게 건의하여 주세붕이 세운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 서원에 ‘소수 서원’이라는 사액을 내리도록 하였습니다. 이 서원에서 학문에 전념하면서도 후학을 양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서원이 지금까지도 남아있고 유명한 바로 ‘도산 서원’입니다.

이황이 60세가 되던 때에는 그의 학문이 크게 발전하는 시기입니다. ‘주자서절요’, ‘도산십이곡’등을 저술하였는데, 그의 학문은 일본과 중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만큼 뛰어났고, 중국인들은 이황을 ‘해동 주자’라고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성리학’의 이론 중 ‘이기 이원론’ 사상을 이어 받은 이황은 ‘4단 7정’으로 기대승과 8년에 걸쳐 논쟁을 벌였다는 일화도 아주 유명합니다. 이황은 마지막으로 ‘성학십도’를 지어 선조에게 바치고 69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한 평생 동안 이황의 생활은 아주 검소하였습니다. 질그릇 세숫대야에 세수를 하고 베옷을 입었으며, 나들이 할 때는 칡으로 삼은 신에 대나무 지팡이를 짚었습니다. 그리고 밥상에는 나물로 만든 반찬 하나만 올라오곤 하였습니다. 이처럼 이황은 항상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다간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