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 ~ ? )

우리나라 역사상 위대한 과학자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장영실은 천한 신분인 기생의 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경상도 동래현의 관가에 속해있는 기생이었기 때문에, 그의 아들인 장영실 또한 관가의 천한 노비 신분으로 살아가야 했습니다.
 
  “얘들아, 같이 놀자.”
  “싫어, 우리가 왜 천한 신분인 너랑 같이 놀아야 해?”
자신이 노비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아이들이 자신과 놀아주지 않자, 어린 장영실은 집에서 고장 난 물건을 고치거나 무엇을 뚝딱거려서 물건을 만들며 혼자서 놀았습니다. 장영실의 손재주가 좋다는 것을 안 사람들은 고장 난 물건이 있으면 그에게로 가지고 왔습니다.
  “허~ 참, 고 녀석 손재주 하나는 좋단 말이야. 영실이의 손을 거치면 탈 난 물건도 금세 새것으로 바뀌니…….”

어느덧 장영실의 뛰어난 손재주는 세종대왕의 귀에도 들려왔습니다. 1423년, 세종대왕은 그를 대궐로 불러들여 노예의 신분에서 벗겨주고, 상의원 별좌(임금이 입는 옷과 궁중에서 쓰는 물건을 만드는 일을 맡는 벼슬)의 벼슬을 주었습니다. 신하들은 물론이고, 장영실까지 깜짝 놀랐습니다.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평생을 노예의 신분으로 지낼 줄 알았는데, 열심히 일해서 전하의 성은에 보답하겠나이다.”

장영실은 정말 일생을 조선의 생활에 필요한 많은 물건들을 만드는데 보냈습니다. 1433년, 장영실은 세종대왕의 명을 받고 이천이라는 사람과 함께 천체의 움직임과 방위를 관측하는 기구인 ‘간의’와 ‘혼천의’를 발명하였습니다. 세종대왕은 무척 기뻐하였습니다.
  “오~ 장하도다! 네가 간의와 혼천의를 만들어 내어 우리 조선의 백성들이 농사를 짓는데 큰 도움을 주었구나. 그 상으로 장영실을 호군에 임명하겠다!”

장영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양한 물건들을 발명하였습니다. 1434년에는 이천과 함께 구리 활자인 ‘갑인자’를 만들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물시계인 ‘자격루’도 만들었습니다. 1437년에는 원시적인 그림자 시계를 과학적으로 설계한 ‘앙부일구’와 휴대용 해시계인 ‘현주인구’도 발명하였습니다. 그 이듬해에는 자격루와 혼천의를 개량하여, 물시계인 ‘옥루’를 새로이 만들어 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종대왕은 장영실을 불러 명하였습니다.
   “요즘 가뭄이 심하여 백성들이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이 많구나. 비가 내리는 시기와 비가 내린 양을 매년 조사할 수 있다면, 우리 백성들이 미리 가뭄에 대비할 수 있을 것 같구나. 그대가 한번 비의 양을 잴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 보라.”   

임금의 명을 받은 장영실은 그날부터 오직 비의 양을 재는 물건을 만드는 일에만 정신을 집중하였습니다. 결국 1441년, 장영실은 세계 최초의 우량계(비의 양을 재는 기구)인 ‘측우기’를 발명하였습니다. 이로써 농부들은 보다 편리하게 농사를 지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듯 조선의 위대한 과학자이자, 발명가였던 장영실에게 불행이 닥쳐왔습니다.  그가 감독하여 새로이 만든 가마를 세종대왕이 타고 가다가 부서지는 일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결국 장영실은 이 일로 곤장을 맞고 관직까지 박탈당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뛰어난 손재주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낸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