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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minwooma7) 중등부 최우수상
사막의 여인, 파티마의 마음
사막의 여인, 파티마의 마음
-'연금술사'를 읽고-

‘연금술사’는 우리 학교에서 각 반끼리 책을 돌려 읽는 ‘윤독독서’로 인해 읽게 되었다. 그러다 처음 본 책이 이 ‘연금술사’이다. ‘연금술사’는 산티아고라는 주인공이 꿈에서 만난 아이의 말을 따라 보물이 있는 피라미드에 가는 이야기다.

보물을 찾기 위해 아버지가 준 스페인 옛 금화 3개로 시작한다. 피라미드에 가는 도중 숨어있는 왕도 만나고, 친구에게 배신도 당하고 접시를 파는 일까지. 자그마치 몇 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여행을 한다. 끝내 피라미드에 도착하지만 그 곳에서 뜻하는 보물은 자신의 고향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랜 여행이 물거품이라는 생각에 실망하기도 했겠지만 피라미드를 본 그 순간 그는 이루어냈다는 희열에 눈물이 가득 차 있었다. 결국 포기하지 않는 것이 성공을 이룬다는 긴 끈기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산티아고가 사막의 여인, 파티마를 만났을 때이다. 그와 그녀의 만남을 책에선 ‘순간, 시간은 멈춘 듯했고, 만물의 정기가 산티아고의 내부에서 끓어올라 소용돌이치는 듯했다.’ 라고 표현되어 있다. 흔히 소설에서 말하는 전기에 감전된 찌릿한 사랑의 감정이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되었기에 이 둘의 만남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단지 길을 물으려 했을 뿐인데 마주친 눈동자에서 두근거림을 느끼다니……. 운명 같은 사랑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든 일어나게 되어있나 보다.

그의 운명인 우물가에서 만난 파티마는 말하는 것조차 아름다운 여자이다.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은 그에게 전쟁이 자신에게 큰 재앙이 되었다가 그를 만나게 해준, 그의 옆에 자신을 묶어둔 축복이 되었다고 했다. 어느 누가 전쟁 속 누군가를 만났다고 해서 그 한 순간을 축복이라 여길까?

나도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내가 파티마의 입장이 아닌 산티아고의 입장이지만,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많이 못 보는 상황에서 휴대폰을 뺏긴 적이 있었다. 산티아고와 파티마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만 그 때는 나름 많이 속상했었다. 정말 힘들 거라고 정말 보고 싶을 거라고 징징거렸던 내게, 괜찮다며 자신도 많이 보고 싶을 거라고 해준 그 애가 고마웠다. 거의 열흘 가까이 연락이 안 돼서 ‘어쩌면 이젠 나 없는 게 익숙할지도 몰라.’ 라고 절망적인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휴대폰을 켬과 동시에 나에겐 거의 100통 가까이 온 메신저가 한 줄기의 빛이 되어줬다. 대부분의 내용이 보고 싶다, 밥은 잘 먹나 등 흔한 내용이었지만 그 흔한 한 통마저 내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보다 훨씬 더 긴 세월 동안 서로를 기다린 산티아고와 파티마는 그 거리가 의미 없을 만큼 사랑했을 것이다. 내가 만약 산티아고여서 긴 세월동안 떨어져 있다는 것에 불안함을 느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배워야 할 것은 물론 산티아고의 끈기도 맞지만 파티마의 마음인 것 같다. 가야 할까, 말까 고민하는 남자를 오히려 그보다 더 태연하게 다독여주고, 자신은 기다리겠으니 다녀오라고 힘까지 실어주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솔직히 기다림이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인데 파티마는 가지 말라는 말을 억누르며 그가 안심할 수 있게 기다리겠다고 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만큼 산티아고에게 그녀는 사막의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다웠을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렸던 사막이 가져다 준 최고의 선물, 그대.”
이런 여자가 또 있을까? 멀리 떨어져 힘들어 할 산티아고에게 입맞춤을 선사하고, 응원한다는 걸 말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 포근히 안아주는 여자. 그가 올 때까지 믿음이 변치 않고 기다려준 여자. 그녀의 마음이 내가 가장 배워야 할 점인 것 같다.

이 책은 사랑을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못 알아주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비록 이 책이 강렬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끈기 속 숨겨진 은은한 사랑이야기지만, 그 이야기에서 주는 사랑의 애틋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또,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이고 어느 부분에서 산티아고와 파티마의 사랑이 느껴지는지 알게 해주고 싶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준다면 연인 간에 잦은 다툼도 사라질 것이고, 오히려 상대를 더욱 배려하게 되어서 파티마처럼 말없이 안아주는 좋은 연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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