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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lsj8238) 중등부 우수상
'우동 한 그릇'을 읽고


우동 한 그릇

‘우동 한 그릇’ 책은 내게 우연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때, 우연히 글나라 도서관 권장 도서 코너에 이 책이 꽂혀 있어 무의식적으로 꺼내 들었고, 설레었던 마음을 품에 안은 채 첫 페이지를 넘겼던 여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우동’은 일본 음식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먹거리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우동이 아닌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냈을 것이다. 표지에서 두 아들이 우동 한 그릇으로 맛있게 나눠먹는 모습을 어머니는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 추위의 절정인 겨울을 따뜻하고 훈훈하게 만들어 준 단편 동화집임을 가늠하게 하였다.

북해정(北海亭), 매년마다 섣달 그믐날이 되면 쉴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 보통은 12시가 넘으면 사람으로 번잡한 거리를 이루지만, 섣달 그믐날에는 10시가 넘으면 손님이 뜸할 시간이다. 마칠 시간이 되어 주인은 가게 앞 옥호(屋號)를 거두려고 하던 찰나에, 드르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어머니는 두 아들을 데리고 우동 일인분을 조심스럽게 묻는다. 다른 점원이었다면 마칠 시간을 빌미 삼아 손님을 거절했을 것이다. 혹시 손님을 대접했더라도 일인분에 150엔(약 1600원)인 우동만 시키는 손님이 어쩌면 반갑지 않았을지도 모를 것이고 어쩌면 불친절하게 그들을 맞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주인은 2번 테이블로 안내하며 퇴근 시간임에도 반갑게 맞이하고 한 덩어리에 반을 추가로 넣은 우동을 맛있게 대접한다. 그 다음 해 섣달 그믐날 밤에도 세 모자는 우동 한 그릇으로 따뜻한 식사를 하면서 내년에도 우동 한 그릇을 기약 한다. 대폭 오른 물가 상승으로 인해, 평소 주인집 가게는 200엔(약 2100원)으로 우동을 장사하지만, 섣달 그믐달이 되면 다시 150엔으로 둔갑하는, 그리고 2번 자리는 늘 ‘예약 석’이라는 팻말이 자리 잡게 된다.

북해정(北海亭)을 배경으로 한 ‘우동 한 그릇’처럼 나도 한 때는 즐겨 찾는 순대집이 있었다. ‘미니 분식’, 건물은 작지만, 도서관 근방에 있어 13년 째 단골이었던 순댓집.
“어서 오세요.” “순대 1인분이요!”
도서관에는 항상 익숙한 책 향기가, 순댓집에서는 항상 가마솥에 폴폴 삶는 순대 냄새 그리고 파 송송 뿌린 멸치 국물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하곤 했었다.
순대 2000원, 떡볶이 3000원, 라면 2500원, 김밥 2500원…….
물가 상승으로 인해 어느 시장 골목에서든, 가게에서든 기본이 3000원이라, 2000원어치 순대는 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둘이서 가도, 셋이서 가도, 항상 푸짐하게. 인심이 좋으신 아주머니는 큰 접시에 김이 폴폴 나는 순대와 국물, 가끔 밑반찬도 챙겨주시곤 하셨고, 13년 동안 항상 가격을 올리지 않으시며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지금은 없지만 다른 분식점에서 순대를 주문할 때면 그 추억이 생생하다.

장사가 번창하여 가게 내부에서는 책상이나 의자를 새로 교체하고, 내부 수리를 하게 되지만 세 모자가 우동 한 그릇을 먹었던 2번 자리는 항상 ‘예약 석’이라는 팻말만 그 자리에서 머물러 있었다. 그것을 의아해 한 손님들은 우동 한 그릇의 감동적인 사연을 듣게 되고 사람들은 그 유래를 알게 된다. 14년 전 우동 한 그릇을 먹었던 두 아들과 어머니는 우동 한 그릇에 힘을 얻어 성공을 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고, 손님들은 뜨거운 갈채를 보내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너는 할 수 있어. 불가능이란 없단다.”
“너는 분명히 가능한 아이야.”
이런 칭찬을 받았을 때 , 쑥스러우면서도 멋쩍은 미소를 짓지만, 한편으로는 그 사소한 말 한 마디에 감동을 받고 고마운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주인 아주머니는 퇴근 시간을 미루고 우동 한 그릇을 대접한 인심이 그들에게는 큰 용기가 되어 성공하여 돌아온 것처럼 서로에 대한 장점을 찾아 칭찬을 해서 주인 아주머니처럼 힘을 북돋아 줄 수 있는 미래의 주역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보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같은 아파트, 혹은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이지만 인사는 물론이고 얼굴을 잘 알지 못하며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층간 소음을 원인으로 충동적인 심각한 범죄를 많이 일으켜 요즈음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우동 한 그릇’ 책 처럼 우리는 서로의 사소한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더 나아가 1% 행동. 1%의 말. 1%의 기부. 1%의 나눔이 남에게는 힘이 되고 따뜻한 용기가 미래의 평화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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