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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주 (nopark4570) 일반부 최우수상
<<우리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상생과 화합하는 부부의 삶을 위해

상생과 화합하는 부부의 삶을 위해
<<우리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를 읽고

'결혼하라.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지마라. 후회할 것이다. 차라리 결혼하고 후회하라.’ 철학자 키르케고르의 명언은 결혼을 앞두고 망설이는 남녀에게 다반사처럼 하는 말 중 하나다. 각기 다른 환경에 동화되어 온 남녀가 결혼으로 가정을 이루고 같은 공간에서 부부로 생활하지만 오래지 않아 원만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교육방송에서 방영했던 ‘남편이 달라졌어요.’프로그램은 다변화된 문명사회의 핵가족 제도가 안고 있는 파생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투명인간처럼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을 투영했다. 소 닭 보듯 하며 살아가는 부부의 데면데면한 생활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웠지만 의뢰인으로 나온 부부의 결혼 생활이 파국으로 치달은 원인을 살피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부부로 자리한 뒤에도 서로를 배려하며 상대의 마음을 알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상대의 행동과 인격을 비난하면서는 상처의 원인을 밝혀 치유하는 길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타고난 기질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른 남자와 여자가 결혼으로 남편과 아내가 되면서 겪는 갈등은 생각보다 커 쉽사리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틈만 벌여 왔다. 바깥 활동에 바쁜 남편이 설거지를 몇 번 도와주고 쓰레기를 비워주는 방법으로 부부 간의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부부 간의 불화는 헤어나기 힘든 심연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연애를 할 때는 콩깍지가 씐 상태에서 황홀함과 행복감에 도취되어 서로에게 빠져들었던 기간이 다하자 고통과 갈등이 따르는 결혼 생활에 맞닥뜨려 부부 관계가 멀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자는 부부가 서로를 안다고 치부하면서도 내면에 자리하는 갈등의 요인까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남편과 아내는 각기 다른 생각으로 치달아 소통하기 힘든 상황을 야기할 때가 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부부 불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부부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배우고 노력해야 함을 주지시킨다.

정서적, 신체적으로 서로 의지하며 기댈 수 있는 친밀도가 떨어질 때 부부는 불화하여 관계 개선을 위한 싸움을 벌이며 애착 관계에 금이 가서는 회복하기 힘든 상황을 초래할 때가 있다. 아내는 남편과 문제가 생기면 당면한 문제에 몰두해서는 관계 회복을 시도하지만 남편은 문제를 삼는 자리를 회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에 빠져들다 보면 화해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만다.

‘ 통즉불통 불통즉통( 通卽不痛, 不通卽痛 )’
몸속을 흐르는 모든 것이 막힘없이 잘 통해야 몸에 병이 없다는 말을 담은 동의보감의 구절처럼 부부가 정서적으로 교감하여 친밀감을 쌓아 부부가 서로를 인정하고 위로하며 세상의 고통을 헤쳐 나갈 때 사랑의 힘은 커진다. 부부 간에 끊어진 애착 관계는 내적 작동 모델에 영향을 줘 부부 사이에 강한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고 경직된 상호작용으로 걷잡을 수 없는 불화로 치닫기도 한다. 부부 간의 애착 관계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유대 관계로 나아가는 힘으로 작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부정적 말로 비난을 일삼는 대화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갈등의 골만 깊어질 수 있다. 불화하는 부부의 사례를 통해 불화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를 수행하며 서로가 몰랐던 아내와 남편의 처지를 돌아보고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화합하는 부부로 거듭나려는 이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싶어졌다.

여러 활동으로 얼굴 보기 힘든 남편에게 며칠 동안 있었던 일을 되새기며 힘든 점을 말하려는데 말의 싹부터 자르고 만다. 상대의 마음을 들을 생각도 없다는 듯 비위를 상하는 말로 입막음을 하고 말아 더 이상 말을 걸고 싶은 생각까지 지워버려 며칠 째 데면데면하게 지내고 있다. 어떤 일이 파생하면 관계 회복을 통해 현안을 해결하기보다는 문제 상황을 회피함으로써 현상적으로만 조용한 생활을 고수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있어왔는지도 모른다. 부부가 정서적으로 접근하고 반응하며 교감하는 가운데 유대감이 형성될 때 관계 개선은 이뤄진다. 상대를 비난하고 경멸하는 태도에서 반복될 수밖에 없는 부정적 고리를 끊고 내면의 소리에 관심을 기울이며 부부 갈등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고 정서적 유대감을 회복해갈 때 부부는 불화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배우자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상대의 말에 수긍하고, 공감해주는 일부터 시작하여 관계 회복의 물꼬를 터 나가야 한다. 단기간의 노력과 실천으로 회복하기 힘든 부부 간의 갈등이더라도 건강한 가정을 지키어 나가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패를 경험 삼아 다시 시도하는 가운데 이지러진 부부는 충일한 부부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배우자를 변화시킴으로써 관계 개선을 이루려는 자신의 생각부터 버리고 자신을 고쳐야 관계 개선도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겪고 있는 부부 간의 불화는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위한 일부로 받아들이며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현안을 해결해 나갈 방도를 찾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자신이 마음을 전하려는 의지와 배우자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만나 관계 회복의 단초를 마련할 때 부부는 화합과 행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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