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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bsggj) 고등부 우수상
가 방
- 인생 왈츠 -
인천신현고 2-6
박 수 정

작은 아이에게 어김없이 아침이 찾아왔다

아이가 가방을 매고 있는지 가방이 아이를 매고 있는지도 모른 채
금방이라도 자빠질 것처럼 뒤뚱뒤뚱 걸어간다
머리에 반도 넣지 못한 놈들을 들쳐 업고
까닭 없는 두려움을 싸매고 걸어간다

작은 아이는 생각한다
언제쯤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큰 아이에게도 아침이 찾아왔다

아이의 가방은 새털처럼 가볍다
하얀 연기를 뿜는 매혹적인 물체와 이성을 마비시키는 액체
그것이 큰 아이가 갖고 있는 전부이다

큰 아이는 생각한다
심심한데 어디 괴롭힐 만한 애 없나

마침 큰 아이의 눈에 작은 아이가 들어온다
큰 아이는 작은 아이의 책을 던져버린다

작은 아이가 묻는다 나한테 왜 이러냐고
큰 아이가 대답한다 따분해서 심심해서라고

시간이 흐르고 강산이 바뀌었다
북적이는 골목에서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만났다

두 아이의 손에는 가방이 들려 있다

큰 아이의 손에서는 눈물에 젖은 낡은 철이
작은 아이의 손에서는 환희에 젖은 화사한 가죽이

냉정한 왈츠에 맞추어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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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설명 : 이 시를 통해 최근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가해자를 큰 아이로, 피해자를 작은 아이로 묘사 하였다. 훗날 절망적인 미래를 맞는 가해자와 그와는 반대로 희망적인 미래를 살게 되는 피해자를 보여줌으로써 가해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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