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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옥 (ok742031) 일반부 우수상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
그래서 오늘 나도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어느새 눈가에 주름이 살짝 잡히려고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스펀지처럼 푸석거리는 느낌마저 드니 말이다. 순간 짜증이 밀려 올라온다. 상대방이 느낄 때 온화하고 밝은 표정을 가진 얼굴인지 아니면 말을 건네기 거북한 얼굴인지도 의문이 들 정도로 내 얼굴의 표정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굳어 가는걸 느끼니 말이다. 사람의 표정은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마음잡는 것에 따라 변한다더니 그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인 것을…….

내 인생이 고달프다 말안해도 상대방의 작은 얼굴표정 하나에 삶에 찌들었는지, 아니면 풍족하고 평화로운 삶을 사는지 가늠할 수 있는 우리의 대표 얼굴…….
입가의 팔자주름이 미워서 얼마 전부터 처음 사보는 마사지 크림으로 뒤덮고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맘속의 주문을 외웠다.
'얼굴아! 얼굴아! 환해지고, 주름아! 주름아! 내 20대의 얼굴은 바라지도 않으니 얼굴의 주름 길은 조금 늦게 만들어 주라!'
라고 말이다. 오늘의 내 얼굴은 그리 온화해 보이지도 찌들어 보이지도 않지만 어느새 고민과 걱정만 늘어놓아서 인지 쉽사리 환한 미소를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 남편이 보낸 문자 한통이 내게 살짝 충격적이었다.
'삶이 고단한가? 요즘 당신 얼굴이 삶에 찌든 거 같아. 웃음도 많이 줄고……. 여보! 힘내!'
문자 한통이 내 뒤통수를 아이쿠야!...... 요즘 내 얼굴모양새가 그랬구나. 순간 나도 모르게 다시 거울을 보고 다듬었다. 눈웃음 살살, 입꼬리를 살짝 올려가면서 노력, 노력 또 노력을.
사람의 얼굴에는 눈으로 보이는 겉모습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내면의 느낌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점점 나이를 먹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정말 모든 사람의 얼굴에는 그 사람의 환경과 생각, 감정 등 모든 것이 담기기 마련이기 때문인 것 같다. 잘 알고 지내는 지인들은 내 얼굴을 보면 별 걱정 없이 사는 평범한 아줌마라고들 말한다. 나름 예전에는 꿈도 많고 잘 나가던 내가 이젠 40대에 접어든 일명 ‘솥뚜껑운전’ 만 하고 사는 내게는 별다른 낙이 있을리 만무하다.모두가 늘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한번쯤 화려한 화장과 아찔한 구두를 신고 사람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조금씩 물들어진 내 얼굴과 마음을 보면 자신감이 똑 떨어지니 오늘도 맥이 쪽 빠지고 마니 말이다.

세수를 하면서 이 생각 저 생각하며 물기를 촉촉이 머금은 얼굴을 다시 들여다보니 그래도 아직을 쓸만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나보다 못생기고 이쁘고 무슨상관이고 남이 내 얼굴에 점이 몇 개인지 주름이 얼마만큼 늘어났는지 수를 세어도 상관없다. 아직까지 내 얼굴이 이쁘다고 말해주는 딸아이와 든든한 남편이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웃는다.
‘오늘은 당신 얼굴이 백옥같더라, 사랑해.’
하고 남겨준 남편의 문자와
‘엄마가 제일 이쁜데.....’
하고 말하는 철부지 딸이 있어서 거울 앞에서 얼굴에 물기를 닦아내면서 내 위치에 어울리는 얼굴. 아줌마 얼굴을 사랑할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눈가의 주름과 팔자주름이 더욱 이쁘고 온화하게 자리잡게 하기위해서 오늘부터 배꼽이 빠지게 환하게 웃어야지......

아줌마 얼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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