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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lsj8238) 고등부 우수상
째깍째깍, 초침이 앞으로 나아간다. 멈추지 않는다. 제자리걸음도 하지 않는다. 시계를 보면 순간 더디게 흘러가는 것 같아도 잠시 한 눈 판 사이 10분이 흘러가 있다. 목적이 없을지라도 보이지 않는 앞을 향해 나아가느라 몇 천 바퀴를 도는지 모른다. 나에게 인생이란 글자도 마치 시계와 같은 것일까? 우스갯소리일지라도 그렇다고 종종 느낀다. 타인을 의식하면서 경쟁 심리를 부추기는. 고등학생인 청소년에게 입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이 시기에 ‘자유’라는 단어가 사치일지도 모른다. 유년 시절의 모습을 회상하며, 그 옛날 나의 모습은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조그마한 선물과 곰 인형 하나로도 나에게 해맑은 웃음을 선사해 주었지 않았던가? 그 때가 벌써 12년 전이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한여름을 앞두고 있는지 곳곳에는 이름 모를 벌레들이 산 주위를 노닐고 있다. 자유롭게. 먹이를 찾아 밤낮 가릴 것 없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분명 목표가 있는 개미가 그런 걸까. 밤늦게 까지, 집에 머물고 있는 시간 보다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인지, 해가 정중앙을 향하기부터 해가 질 무렵까지를 창가에서 멍하니 보고만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인지. 이런 저런 생각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주위에 있는 친구들도 고민을 토로하지만 이 또한 해결하고 있는 것은 스스로이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나는 때때로 신문을 통해 사회의 흐름을 깨달으면서, 유독 10대 20대의 취업, 저 출산 고령화와 같은 낯설지 않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스스럼없이 보게 되었고, “일자리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출세 한 거야.” 예와 다른 주변 어르신들의 오가는 말씀을 들을 때면, 특정 인물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만은 아닌 거 같다.

오늘날, 인터넷과 텔레비전 속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편하게 살 수는 없는 것일까, 타인과 나의 존재를 의식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열등하다고 생각하며, 누군가는 고뇌에 잠기며 타의식이 심각해질 경우, 비극적인 사건을 초래하기도 한다. 페이스북, 유튜브와 같은 소통의 공간 속에서도 ‘좋아요’ 에 의식하며, 비밀을 숨기지 않고 밝히는 여러 사람들도 흔하지 않게 보면서, 과연 그들의 행복을 쉽게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어쩌면, 그들의 내면의 마음속에는 아무도 모를 비밀을 숨겨놓은 채 겉모습에만 환호하며 부러움을 얻으리라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는가? 10대는 입시를 향해 달려가느라, 20대는 취업을 하느라, 30대는 결혼을 해야 되느라 40대에는 가정의 생계를 부양하느라, 60대 부터는 노후에 대해 고민하느라. 누구에게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은 있다. 물음표에 대한 질문이 마침표로 종결을 맺기 까지 흔히 시험지 답안을 맞추는 조마조마 했던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던 것은 한 권의 책의 영향을 받은 덕분일 것이다.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사랑’ 나의 모습을 어떻게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하기 어렵지만, 곳곳에서 허점이 보이던 나에게도 이제는 그 구멍을 메우며, 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른 사람과 나의 차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비밀은 말 그대로 비밀 속에 자물쇠를 채우는 일은 남의 일만은 아니다.
- 꿈과 희망은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는 비밀이 미궁 속에 갇혀있는 것만은 아닌지
- 바다가 모래의 발자취를 감추듯, 그 흔적이 희미해지기를 염원하는 것은 아닌지
- 나는, 나는 누구인가.

시간은 그 자체로 시간이다. 이제는 문을 열어 누구든 들어올 수 있는 방을 만들어야 할 때. 어둠의 방을 내려두고 내가 비밀을 허물 수 있었던 행복한 때를 떠올려 보자.
매일 급식을 먹고 놓여 있는 파라솔 아래에서 지평선을 보며,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현재에 감사함을 느낀다. 벤치의 그림자 옆으로 지나가 인사를 건네는 담임선생님, 그리고 미소는 꽃답게 피어난다.
학창 시절의 나는 비로소 웃음으로, 힘찬 한 걸음으로 나아감에 행복만을 느낄 것이다. 비밀은 희로애락하면서 고개의 끄덕임으로 비밀은 승화시킨다.
어둠에 갇힌 그 자체로 비밀이 아니라, 서로에게 털어 놓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담기로 다짐한 나의 이상향을 허공에 그린다. 공허한 빈 여백이 아니라, 누구든지 어우러져 비밀을 털어 놓을 수 있는 곳. 눈가의 미세한 움직임 없이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현대 사회의 흐름에 맞춰 달려가는 것보다는 한 박자 천천히 호흡하며 세상 모든 것을 여유로운 미소로 눈동자에 담고 싶다. 풀리지 않을 것 같던 비밀번호도 어쩌면 경청, 대화를 통해서 자물쇠의 해법은 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초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기 때문에 조금은 더디더라도 각자의 방에는 언젠가 모두에겐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등대와 같이 사방으로 번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나의 실천은,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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