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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옥 (g0010) 일반부 우수상

길

단풍잎 곱게 물든
깊은 숲속에
나의 선택을 기다리는
두개의 길이
손짓하고 있었다.

몸둥이 하나로 갈 수 없는
두 갈래 길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래도 마음 끌리는
발자국 찍히지 않은
오른쪽 길을 택했다.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키 큰 잡초가
발목 감싸고 들었지만
고운 단풍잎들이
발밑에 사그락 소리 남긴 채
숨을 거둘때
알 수 없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맑은 공기가
코끝을 파고드는
아무도 걷지 않은
숲길 홀로 걸으며
그 조그만 길이
내 운명의 지침을
서서히 바꿔 놓는
신비로운 현실 앞에서
벌거벗은 내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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