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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산 (g0038) 중등부 우수상


길

뜨거운 열기 내뿜던
빠알간 태양이
서산 너머로 숨을 거둘 때
할아버지 사시는
시골집 찾아가는 길이
오늘따라 유난히
길어 보인다.

힘든 농사일 하시느라
고생하시는
할아버지 주름진 얼굴이
이 길만 지나면
금방 나타날 것 같은데
발걸음 바삐 옮겨도
끝이 안 보인다.

어둠 내리는 길 홀로 걷는
내 마음 한구석에
무서운 생각이 맴도는데
미리 약속한 것처럼
하나둘 켜지는
가로등 불빛 따라
풀섶에 숨어사는 풀벌레들이
시골 찾는 내 마음
안심시켜 준다.

아직도 포장 되지 않아
흙냄새 솔솔 풍기는
그 길 따라 걷다가
한번 뒤돌아보면
내 발자국 모두 지워버린
까만 어두움이
시골 가는 내 그림자를
길 위에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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