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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현 (zxzcdc) 초등 고학년 최우수상

사랑하는 엄마께

안녕하세요, 엄마. 갑자기 존댓말을 쓰니 조금 어색하지만, 그래도 이대로 할게요.

벌써 새학기도 한 달을 넘어가네요. 1년도 채 남지 않은 초등학교 생활이 문득 아깝고, 이 적은 시간 안에 좀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겠다는 의무감도 느껴집니다.

요즘은 여러 공부들 때문에 바빠서, 엄마는 직장일 때문에 바빠서 서로서로 얼굴을 마주볼 시간도 얼마 없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부랴부랴 학원에 다녀오면 벌써 7시. 어떤 날은 엄마도 고등학교 선생님이신지라 늦기 때문에 분식을 시켜먹기도 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엄마와 통 제대로 된 이야기조차 나눠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엄마와의 정도 조금씩 약해지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고요.

‘사랑해요’ 라는 말도 왠지 나이 들어 보니 낯간지럽고 하면 머쓱해지는, 그런 말이 되 버렸습니다. 속으론 정말 가족으로써 사랑하고 신뢰하는 존재인데도 말이죠.

어떻게 보면 어렸을 때가 그립기도 합니다. 왜냐고요? 어렸을 때엔 거리낌 없이 ‘엄마 사랑해’, ‘뽀뽀해줘’ 등 지금 들으면 쑥스럽기 짝이 없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으니까요. 그 땐 지금보다 훨씬 여유롭기도 해서 엄마와 정을 나눌 시간도 많았는데 ‘그 때 조금 더 사랑한다고 말할 걸, 조금 더 애 먹이지 말 걸, 조금 더 기쁘게 해줄 걸...’ 이라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생각해보니 엄마는 나를 키우느라 얼마나 힘드셨나요? 다른 주부와는 다르게 엄마는 직장일과 집안일을 동시에 하시니까 말입니다. 그런데도 나는 아직도 스스로 할 일을 제 때 못하고 애만 먹이는 것 같아 미안합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제가 한 발 더 앞장 서 직접 ‘사랑한다’는 것을 표현 할게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상도 많이 받고 뭐든지 열심히 할게요. 지금 이렇게 줄줄이 말해봤자 실천이 더 중요하겠지요. 그냥 통틀어서 다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엄마,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4월 25일
사랑하는 엄마의 딸 제지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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