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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aig0610) 중등부 우수상

스스로 떠나버리고 만 가엾은 베르테르에게

베르테르여,
그대의 성품은 지극히 고왔고, 수많은 미(美)는 당신의 겉과 속에 골고루 스며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아름다움을 가진 젊은 당신은 사랑을 얻지 못하여 맹렬한 총탄의 소리와 함께 저 멀리 떠나고 당신의 아름다움마저도 함께 떠나고 말았습니다. 베르테르, 정녕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얻지 못할 때 생명을 끊어야 할 만큼이나 중요한 것인가요? 로테에게서 사랑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당신은 생명을 잃은 것 같은 고통을 느꼈고,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차라리 떠나 도망쳐 버린 것인가요?
베르테르, 당신이 묻힌 무덤 근처에는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이 꽃 피우고 있을까요? 당신의 염원만은 혹시라도 당신의 무덤에 남아서... 사랑을 원했으나 결국 죽음을 택한 당신의 인생에 당신의 무덤 근처에는 슬픔만이 돌아 그 기운에 파묻혀 어떠한 꽃도 피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목숨을 내놓을 정도의 가치를 지닌 당신의 사랑은 죽음에 가려 아름다운 사랑이 아닌 비극적인 사랑으로 검게 변색되고 말았네요. 당신이 가지고 있었던 지적인 가치의 아름다움도 사랑 앞에서는 가녀린 민들레 씨앗처럼 날아가 어딘지 짐작도 못할 곳에 떨어져 심겨질 곳을 찾아 헤매고 있을 만큼, 그 만큼 가벼운 것이었나 봅니다. 그래요, 그만큼 사랑은 무서운 것인가 봅니다.

나약한 베르테르여, 당신의 지혜는 무척이나 당신의 몸과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으나, 잔인한 사랑의 가벼운 입김 한 번에 지혜로웠던 당신은 쓰러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당신의 자살은 이야기를 접한 모든 이들의 비극이요, 한없는 슬픔으로 남게 되며, 당신의 인생의 행복한 결말을 기대했던 이들의 허망함입니다.
오 이런, 베르테르,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은 정말 얻지 못하면 죽어야 할 만큼 강하고 잔인한 것이란 말입니까? 정녕 임께서 그것으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는 길을 택해야 했던 것입니까? 당신을 생각할 때면 눈물이 흐릅니다. 그저 눈물만 흐릅니다. 아무리 사랑이 소중하다는 말이 많다지만, 어찌 생명과 바꿀 수 있는 게 사랑이라는 말이 있을까요? 저도 당신처럼 누군가와 사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뜻 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경험한 바와 같이 사랑이, 그렇게 악한 것이 진정 사랑이란 말입니까? 저에겐 누구를 사랑하지 못한다 해도 그것이 생명을 하늘위에 내줄 이유가 되진 않을 겁니다. 당신은 사랑에 대한 굶주림으로 너무 일찍 떠나 버렸습니다. 당신에겐 로테의 사랑이 필요했어요. 그것이 당신에게는 반드시 필요했어요. 당신에게 그녀의 사랑은 생명수와도 같은 거였어요. 그것을 얻지 못해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으니... 당신은 절대로 그녀의 사랑을 얻지 못할 운명이었어요. 그것이 더더욱 내 마음을 울립니다. 잔인한 운명의 희생양이 되었으니, 그것이 더더욱 슬프게 합니다.

베르테르,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로테의 당시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허탈감, 충격, 심지어 당신을 사랑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마저도 들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가슴이 찢어질 만큼 슬펐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신은 가시면서 고통과 슬픔만은 저희에게 남기셨습니다. 당신의 자살은 많은 이들에게 욕을 들을 만큼 어리석은 것이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릴 만큼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기도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전 당신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분명히 당신의 죽음은 어리석은 행동이었다고 밖에 말 못하지만, 전 아직 어려 알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사실 사랑도 생명만큼이나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저는 아직 잘 모르나, 생명과 맞바꿀 만큼의 가치를 지닌 것인지도 모르니까요. 아니, 어쩌면 당신이 죽음을 택한 이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고난을 떠나고 싶어 아무도 볼 수 없는 하늘로 도망쳐버린 것이 아니었을까요?

불쌍한 베르테르여, 저 세상에서는 반드시 행복하세요.

가엾은 베르테르의 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영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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