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나라우수작품
일기/생활문/수필
독서감상문/영화감상문
여러가지 독서 감상활동
설명문/논설문
기록문/기행문
동화/소설
편지글
동시/시
토론하기
작가님께 편지쓰기
독서신문 만들기
엄마,아빠가 쓰는 글
글쓰기마당 게시판
100자 책 추천마당
글나라 독서/글쓰기 대회
- 전체 대회 공지
- 편지쓰기 대회
- 백일장 대회
- 독서 감상문 대회
HOME > 글쓰기마당 > 글나라 독서/글쓰기 대회 > 편지쓰기 대회
전대산 (g0038) 고등부 우수상
글나라 편지쓰기 대회 응모작품
보고 싶은 할머니께
전남 목포마리아회고등학교
2학년 3반 전대산

할머니!
그동안 안녕하세요?
이제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유달산이 날마다 더 파랗게 물들어 가는 초여름이 눈앞으로 한걸음씩 다가오고 있어요.
아직도 청산도라는 완도의 섬에서 저를 응원해 주시는 할머니의 염려 덕분에 고2가 된 저는 오늘도 건강한 몸으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할머니!
이제 교실 뒷쪽에 걸린 달력이 어느새 4월을 지나 5월로 바뀌어버린 지금 보고 싶은 할머니와 다시 만나게 될 여름 방학이 벌써부터 손꼽아 기다려진답니다.
제가 파란 물감으로 가득 찬 바다를 가르며 힘차게 달리는 여객선에서 뱃고동이 울릴 때면 미리 부둣가에 나오셨다가 배가 부둣가에 닿기를 기다리는 할머니 얼굴을 기다림에 목이 길어진 사람들 틈에서 발견하곤 했어요.
그동안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칠게 살아오신 시간이 새겨진 주름진 손으로 제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시며
“오메 내 새끼, 배타고 오느라 고생 했지야.”
하고 말씀 하시며 반겨주시던 할머니 얼굴을 보고 뱃전에 할머니 모습을 그려온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고 말았어요.
할머니!
언제 보아도 늙으실 것 같지 않으시던 할머니께서 언제부턴가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신 채 지팡이에 의지하며 춤추듯 흔들리며 걸어가실 때는 저러다가 넘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고 저희와 같이 살자고 사정을 하셔도 뿌리치시는 할머니가 고집스러워 보이기도 했어요.
할머니!
비록 몸은 멀리 있어도 언제나 어린 손자 손녀들에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할머니를 생각하면 그동안 말로 하지 못한 고마움이 파도처럼 마음 깊은 곳에서 말려오곤 합니다.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과 우뭇가사리는 물론 밭에서 직접 농약을 하지 않고 무공해로 키운 채소를 계절마다 잊지 않고 갖다 주시고 한 번씩 오실 때마다 보퉁이속에 손자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득 채워 오시는 할머니 모습에서 물보다 진한 내리사랑을 배우곤 합니다.
이런 할머니 덕분에 저는 얼마전 중간고사에서 2학년 문과에서 1등을 했답니다.
아마 할머니께서도 이 소식을 빠른 전화가 아닌 느리게 가는 편지를 통해 알게 되면 일등한 저보다 훨씬 좋아 하실 것 같아요.
할머니!
저는 할머니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요. 비록 자격을 가진 의사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아파서 찿아 오면 나 몰라라 하지 않으시고 오랜 시간 간호사로 일해 오신 경험을 바탕으로 구급함속에 미리 준비해온 연고를 찿아 정성껏 발라 주시고 농사일을 하다가 외상을 입은 사람들의 상처를 사랑으로 감싸 주면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민간요법을 알려주시는 할머니를 볼 때마다 고등학생인 저는 함께 사는 세상의 의미를 배우곤 하지요.
그저 내일이 아니라고 고개를 돌리면 신경 쓸 것도 없겠지만 친척도 아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나눠 주시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데 앞장서는 할머니 모습을 보면 저도 앞으로 할머니처럼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진답니다.
할머니!
이제 7월이 오면 귓가를 흔드는 매미 울음소리에 실려 반가운 여름 방학이 시작 되겠지요.
그러면 제일 먼저 할머니가 사시는 그곳에 대진이랑 손잡고 찿아 갈 거에요.
해마다 7월이 눈앞으로 다가오면 달력 숫자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계실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세상을 밝고 따뜻한 눈으로 성자처럼 살아온 그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다시 한번 그려보며 누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육지도 아닌 섬마을에서 이웃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살아온 할머니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미래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큰일은 아니지만 이웃을 위해 희생과 봉사를 실천하며 사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할머니가 작년에 군민의 상을 받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수십년에 걸쳐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들꽃처럼 살아온 할머니에게 주어진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머니!
오늘도 농사일로 바쁘실 것 같은 할머니의 건강을 두 손 모아 빌면서 보고 싶은 할머니와 반갑게 만나는 그날을 기다려 봅니다.
할머니! 몸 건강히 오래오래 사세요.

2017년 5월 8일

할머니를 사랑하는 손자 전대산 올림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