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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 고등부 우수상
선생님, 안녕하세요? 전 작년 3학년 4반 이었던 제자 이수진 이라고 합니다. 아직은 여중에서 졸업식 날 꽃다발을 안고 했던 마지막 종례가 엊그제 같더니 바야흐로 4월 중순이 되어 곧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어요. 작년 2월 12일 졸업식 때는 세찬 바람이 불어온 쌀쌀한 날씨였지만 선생님께 향후 앞날을 격려를 받고 떠난 중학교가 제겐 따뜻하고 훈훈한 온기로 학교 운동장을 가득 메웠던 거 같은데. 이젠 따사한 봄볕 속에 새로운 ‘청춘’이 피어나 어느덧 봄이 찾아왔네요. 완연한 싱그러운 봄 날씨에도 곳곳의 공원에서는 벚꽃이 많이 개화하였더군요. 그곳 중학교에도 아마 연붉은 꽃잎들이 봄눈처럼 휘날리고 있겠지요. 또한, 벚꽃이 떨어지고 나선, 새 학기에 넘치는 활기 속에 푸른 새싹들이 돋아날 테고요.

아직은 시간의 흘러가는 게 실감나지 않아요. 하지만 선생님께서 영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말씀해 주셨듯이 세월은 걷잡을 수 없이 고등학생으로서 보내는 시간은, 초침은 항상 걸어가는데도 어느 덧 저녁이 되고, 야간 자율 학습과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엔 저 멀리 떠있는 둥그런 보름달을 보며 하루가 지나감을 자각하게 되니 되레 만감이 교차하기도 하지요. 책 읽기를 좋아하시는 감성적인 선생님을 위해 시간을 소재로 풀어 쓴 추상적이면서도 시간에 대해 자연스럽게 다룬 책 ‘시간을 파는 상점’이란 책 내용 중 감명 받았던 세 문장을 간략하게나마 전해 드릴까 합니다.

시간이란, “세상에서 가장 길면서도 가장 짧은 것.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느린 것. 가장 작게 나눌 수 있으면서도 가장 길게 늘일 수 있는 것. 가장 하찮은 거 같으면서도 가장 회한을 많이 남기는 것. 이라는 말처럼 시간은 어느 누구에게나 이런 존재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정보화 시대에서 빠름을 중시하다보니 유구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세상을 빨리 돌아간다는 역시 시간을 통해 일컫기에 말이죠. 언젠가 선생님께서 제게 시간에 대해 조언해주신 적이 있었던 게 기억나네요.
봄이라고 생각되어 둘러보려면 어느새 여름이 와서 노려보고 있다는 것이 시간이며, 고등학생 생활이 어느 정도 지나가나 싶으면 졸업임을 체감한다는 것. 인생이 항상 그렇기에 지금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을 찾기.
‘피할 수 없다는 즐겨라’라는 말과 같이 현재가 있다면 과거가 있고 미래가 있듯이, 제가 고등학생 새내기가 되어 떨리는 마음으로 입학식을 하며 낯설었던 첫 등교가 아직도 생생한데 3주가 지나면 5월이 된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중학교 3학년, 마지막 3년을 다시 한 번 여유를 찾고 떠올려 볼 이맘 때 쯤, 기억나시나요? 3월 반 배정을 받고 처음 보는 친구들과 어색함을 덜기 위해 차근차근 보내왔던 3월이 지나고 4월을 맞이하여 첫 수요일 만우절 날 학교를 등교할 때 쯤 선생님께서 만들어 주신 아주 큰 이벤트와 만우절 날 알고 있음에도 선생님의 1A+ 연기력에 감탄을 자아낸 조례 시간. 익살스러우심에도 자연스레 연기를 하시면서 교단에 서셨을 때 느꼈던 당혹감과. 태연한 웃음으로서 박스 채 들어 있던 과자를 나누어 주셨을 때, 부모님 학창시절 때 추억의 옛날과자라며 시장에서 사주시던 전병이나 부채꼴 과자처럼 추억의 과자로서 길이 남을 큰소리 뻥을 사먹게 될 때 잊혀 지지 않은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는 걸요. 1년이 끝이 다다를 때 즈음 3학년 반에서 1년 동안 있었던 만우절, 체육대회, 스승의 날, 수련회 등을 통해 가장 큰 행사 때 유난히 독특했었던 노란 한복 반티를 입으며 단합심과 협동심까지 보여주었던 반 사진을 모아 처음이자 마지막일 졸업 동영상을 만들었을 때 선생님의 마지막 소감을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시했던 제안도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졸업식 마지막 종례를 앞두고 영상을 상영하게 되었을 때 1년을 마지막을 정리하느라 업무 중간에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4반을 위해 정성이 담긴 영상 편지로서 안녕을 바라는 마음으로 주신 선물은, 늦게나마 인사드리기엔 적지 않은 늦은 시간이지만 선생님께, 길이 남을 감사함을 편지로서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말씀 중에 하나였던 꿈을 가지라는 말씀과 같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읽었던 한 책을 통해 작가의 꿈을 키워 왔던 제가 3월 초 장래희망을 조사했을 때 ‘작가’라고 말씀드렸던 날, 저는 시간을 흘러 보내며 느꼈던 다양한 경험, 생각을 위해 키워왔던 꿈이지만 중학교 3학년 때 선생님 덕분에 그 꿈에 다다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요. 7살 때부터 그림일기, 칸으로 나눠져 있는 일기, 충효일기, 줄로 되어있는 초등학교 1-2 일기 노트, 줄 일기……. 거듭 많은 일기를 조금씩 써왔지만 유독 가장 에피소드가 많은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처럼 기쁨이 두 배가 되었던 학창시절을 담아 선생님이 정년퇴직을 하시기 전에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상 고등학생이 되어 생각해보니 꿈을 향해 막연하지는 않지만 그 꿈을 향해 비상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도 알게 되었죠. 학창시절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던 선생님께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을 꾸었던, 되돌아보고 싶은 시간이 언제이신가요?

졸업한 이래에도 항상 변함없이 격려해 주시고 고등학교 생활에 대해 조언해 주시는 선생님께 이 편지로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평소에도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말씀들을 깊이 유념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고 보다 참된 도덕적 사고를 향유하는 고등학생이 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언젠가 대학생이 되어 중학교를 방문하는 날, 남성여고에 졸업했던 과학 교생 선생님처럼 모든 추억들을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그날까지 열심히 달리고자 합니다. 한 달이 지나면 곧 5월 15일 스승의 날도 곧 다가오네요. 꽃샘추위에 유의하시어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며 다가오는 스승의 날에 또다시 안부인사 건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Have a nice day
2015년 4월 12일 제자 이수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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