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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flag77) 일반부 우수상

Dear 모리

모리씨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살고 있고, 영화보기와 책 읽기를 좋아하는 30대 여성 김민주 라고 합니다.
이렇게 모리씨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니 무척 기쁘군요!

모리씨는 한국을 아세요?
혹 아신다면 한국을 어떤 나라로 기억하고 계신가요?
작년에 있었던 세월호 사건이나 또는 한국의 대표음식인 김치를 아시나요? 몇 년전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강남스타일을 보신 적은 없나요? 한국을 소개할 기회가 닿는다면 좋을 것 같군요.

제가 모리씨를 알게 된 계기는 제 동생이 생일선물로 받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이라는 책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책장에 꽂혀있던 책을 꺼내 무심히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미치라는 제자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겨갔습니다.

미리 치룬 ‘살아 있는 장례식’은 신선하고 또 감동스러웠습니다. 이걸 보면서 ‘아, 나도 죽음을 기다리는 자와 남겨질 자에게 서로 이별을 잘 할 수 있게 이런 기회를 만들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이 책을 만나게 되어 기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이러한 마음 때문인지 책을 다시 읽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하고, 영어 공부를 해 볼 맘으로 영문판을 사서 읽고, 또 영어가 충분히 가능할 법한 몇몇 지인에게는 영문판으로 선물을 하곤 하였습니다.

모리씨를 만나면 당신의 제자처럼 저 역시 다양한 질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불후한 어린 시절을 겪었음에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끝까지 가지고 있는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한 마음 가짐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사실 불행한 사춘기를 겪은 저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부모님을 적대시하고, 짜증을 내고, 외면하려 들었습니다. 나는 피해자이고 부모님은 가해자로 규정지었지요. 그렇게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되돌아보면 나의 어리석음과 지혜롭지 못한 처신에 후회와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받은 상처만큼 돌려주는 것이 내가 회복되는 길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그리고 루게릭 병을 앓으며 아기가 엄마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의존하는 것처럼 당신이 누군가에게 모든 것을 의존해야할 때 느꼈을 수치심을 대하는 태도 역시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때론 혼자 울고, 때론 있는 모습 그대로를 수용하는 용기를 내곤 하셨지요.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함부로 살지 않는다’ 라는 얘기를 누군가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삶에 대한 애정을 놓치 않는 모습이 아름다웠고,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지요. 다음 기회가 된다면 신에 대한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당신이 신을 믿었는지 물어보고 싶고, 또 기독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해요.

끝으로 제가 당신의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귀를 남기며, 이만 줄일까 합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이야기꺼리-아이스버킷 챌린지, 결혼, 신자유주의, 삶의 속도-를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한국에서 김민주 드림


“내가 이 병을 앓으며 배운 가장 큰 것을 말해줄까?”
“뭐죠?”
“사랑을 나눠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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