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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mh1535)	일반부 최우수상
사랑하는 엄마께. <어머니> -이명철 언제부턴가 딸래미는 걸음이 빠르다 아마 사춘기 시절 그쯤부터 였을거다 한 걸음 앞서 걷던 그때부터 어미는 항상 딸래미 등만 본다 손이라도 뻗어 잡을라 치면 삐그덕 관절이 금새 바짓자락, 옷소매 잡아끈다 매정한 것.. 입가에 그 말 꾸물거려도 혈육의 정.. 애틋하다고 딸래미 그림자 비켜 걷는다 네 걸음 한 뼘이었을 때부터 네 걸음 한 보일 때까지 네게 등보인 날이 없었건만 무던하게 앞서 걷는 일 없었건만 어미 맘 노인네로 치부되던 시선이 전부였던 날부터 어미는 네 등만 보고 걷는구나.. 손이나 잡아줬음 싶건마는 딸래미 걸음 행여 지체 헐까봐 어미는 먼저 가라며 늙은 손 저어 보인다 엄마~ 부르는 것만으로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눈시울을 시큰하게 하는 그 이름... 내 사랑하는 엄마... 태어나는 순간부터 엄마와 떨어져 있었던 적이 없었네요. 심지어 결혼 후에도 2년 동안은 엄마 근처에서 살면서 엄마와 수다도 떨고, 같이 여행도 다니고. 남편의 직장 때문에 제주도 1년 파견을 오면서 엄마와 1달 동안 처음으로 떨어져 봤던 거 같네요. 한 달 밖에 안됐는데 벌써 엄마의 천만불짜리 미소가 그립네요. 보고 싶어도 목소리로 통화해야 하고, 손잡고 싶고,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는 이런 느낌 살면서 처음인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엄마는 그 감정을 늘 느끼며 살아오신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겨울이었죠? 사랑하는 아빠가 하늘나라 가신 건...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신 아빠.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게 정말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 맞나. 믿어지지 않았지만 현실은 참 암담했었던 거 같아요. 그 땐 몰랐지만 지금 결혼을 해 보니 엄마가 얼마나 아빠를 그리워 하셨을까. 아빠의 목소리. 아빠의 따뜻한 손길과 위로.. 얼마나 간절하셨을까? 결혼을 하고 나서 이제야 조금이나마 이해가 돼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람과 한 가정을 이루고. 그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기 원하고 사랑을 받기 원하는 나를 보면서.. '아..우리 엄마도 그려셨겠구나..얼마나 외롭고 힘드셨을까?' 하지만 우리 때문에 그런 감정에 빠지는 것도 낭비라 여기셨던 엄마... 고등학생이던 우리를 부족함없이 키우기 위해 더 많은 보수를 받는 3교대 일로 직장을 옮기시면서까지 가정을 이끌어 가시려 이 앙물고 보내셨던 엄마의 그 시간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네요. 체력이 좋지 않으셨던 엄마께선 야간 일을 하고 오실 때마다 침대에 누워 쓰러지시듯 주무셨었죠. 온 몸에 땀에 범벅되어 앓는 상황에서도 다음날 출근을 준비하시며 우리를 향해 "오늘도 열심히 하자"라고 응원하시던 엄마. 그 엄마의 사랑 속에 응원 속에 우리 남매 장성했지만, 여전히 사랑을 드리기 보다는 받고 있는 우리의 모습인 것 같아요. 제주도 오기 전 엄마와 목욕을 갔었죠? 다 큰 딸을 자꾸 씻겨주시려 하시던 엄마. 민망함에 됐다고 거부했지만.. 전 그때 보고 말았어요. 딸을 씻기시며 행복해 하시던 엄마의 표정을. 아! 다시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엄마의 표정을 보는 순간! '나도 엄마처럼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저런 헌신을 내가 과연 닮을 수 있을까?' 차고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라온 나임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어요. 그 사랑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 그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그 사랑으로 우리를 키우신 엄마께 정말 감사드려요. 그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냅니다. 오빠가 지은 시 속에 엄마의 애틋한 사랑이 느껴져요. 지금까지는 그 사랑에 둔했던 우리였지만 이제부터는 받은 사랑보다 더 많이 엄마께 드리는 저희 남매가 될게요. 벚꽃이 흩날리는 봄이 왔어요. 엄마의 사랑처럼 봄햇살이 따뜻하네요. 여름이면 제주도에서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한번도 제대로 된 여행 못시켜드린 거 같아요. 이번 여름에 최고로 행복한 제주도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 해 놓을게요. 엄마! 항상 건강하세요! 사랑하고 축복해요! 2015.4.3 딸 명희올림.